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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ISA 가입자, 은행서 증권사로 이동…머니무브 가속화


증권사 퇴직연금 ETF 등 공격적 투자 가능…ISA 주식·펀드 수익 비과세 혜택 부각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돈이 이동하고 있다."

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이탈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세제 혜택 등으로 인해 증권사 계좌의 매력이 높아진 덕분이다.

과거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점차 수익성을 중요시 하면서, 은행 대비 높은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하는 모습이다. 증권사 역시 수수료 무료, 경품 이벤트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가 ISA 계좌를 통해 얻은 국내 주식과 주식형 펀드 투자 이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면서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머니무브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증권사의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증권사의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 올해 2분기 증권사 IRP 적립금 10조 돌파…시장 점유율 24.7%로 높아져

29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국내 43개 금융사의 퇴직연금(DB·DC·IRP) 적립금 운용금액은 260조3천689억원으로 지난해 말(252조3천181억원)보다 8조508억원이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2223조231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6.8%(37조3천458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중 국내 13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55조6천21억원으로, 1년 전(45조900억원)보다 23% 증가했다.

특히 가입자들이 직접 선택하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2분기 6조원 수준이었던 증권사의 IRP 적립금 규모는 10조1천516억원으로 늘어나며 올해 2분기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증권사 DC형 퇴직연금 적립금도 같은 기간 9조원에서 12조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볼 때 증권사 전체 DC와 IRP 적립금 증가액은 4조2천3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1조8천489억원)에 비해 129% 늘었다. 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4조525억원이 증가했지만, 올해 상반기 증가액은 5조4천650억원으로 35%에 그쳤다.

이에 IRP 시장의 증권사 점유율도 지난해 말 21.9%에서 2분기 24.7%까지 높아졌다. 반면 이 기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9.3%에서 67.7%로 줄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자금 이탈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 DC형 2분기 수익률…증권사 두 자릿 수 VS 은행 1~3%대

증권사 연금 계좌의 경우 주식형 펀드나 리츠 등 실적 배당형 상품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IRP 계좌를 예로 들면 신영증권의 경우 올해 2분기 단기 수익률은 21.00%에 달한다. 유안타증권(11.18%) 미래에셋증권(10.61%) 삼성증권(10.13%) 등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은행의 경우 2분기 수익률이 최저 1.44%에서 최고 6.24% 수준에 그쳤다.

DC형의 경우에도 신영증권(17.62%) 삼성증권(11.66%) 미래에셋증권(11.39%) 신한금융투자(10.01%) 등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은행은 1.49~3.92%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특히 ETF 거래 가능 여부가 퇴직연금 계좌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IRP 계좌는 국내 상장된 ETF 투자가 가능해 보다 공격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은행도 금융당국에 DC형과 IRP 계좌에서 ETF의 실시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요청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ETF 매매 중개가 은행이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벗어나고, 증권사의 업무 영역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불허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활황과 개인투자자 열풍 속에 안정성에서 수익성으로 퇴직연금 자산 관리의 우선순위가 바뀌며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머니무브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에 더해 증권사들은 IRP 계좌 수수료 '무료' 마케팅을 펼치는 등 공격적인 퇴직연금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 정부, ISA 주식·펀드 투자수익 비과세 혜택…증권사 중개형 ISA 인기↑

ISA 시장에서도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23년부터 ISA 계좌로 국내 주식과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경우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 금액에 관계없이 전액 비과세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은행의 신탁형·일임형 ISA보다는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가 가능한 증권사의 중개형 ISA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ISA 계좌를 활용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전체 ISA 투자 금액은 6조3천억원으로, 이 중 71% 정도가 예금과 적금이었다. 그러나 올해 5월 기준 ISA 투자금액은 8조1천억원을 늘었고, 예금과 적금 비중도 66%까지 낮아졌다.

특히 증권사의 중개형 ISA는 주식 투자 비중이 49.6%를 차지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중개형 ISA 가입자 수도 지난 2월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계좌가 70만개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심수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퇴직연금의 이전 절차가 간소화되는 등 소비자의 편의성이 높아졌고, 수익률 비교 등을 통해 본인이 거래하고자 하는 금융 회사로의 이전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 수익률에서 비원리금보장형 상품 운용이 높은 증권사 DC형과 IRP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외 증시 급등에 따른 것"이라며 "비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경우 평균적 수익률은 높지만, 개별 연도로는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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