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택한 창문형 대신 '이동식 에어컨'에 꽂힌 LG전자…왜


[인터뷰] 정대권 RAC개발실 선임연구원 "설치 편의성, 이동식이 더 좋아"

정대권 LG전자 선임연구원 [사진=LG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동식 에어컨 역사는 꽤 길어요. 창문형과 함께 북미 에어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한국 시장도 점차 실외기를 설치할 수 없는 공간에 대한 에어컨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해 그 대안으로 이동식 에어컨을 내놓게 됐습니다."

정대권 LG전자 RAC개발실 선임연구원은 최근 들어 부쩍 바빠졌다. 지난해에는 긴 장마 영향으로 에어컨 수요가 높지 않아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전국을 덮친 데다 코로나19 4차 확산에 따라 집 안에 갇힌 '집콕족'들이 에어컨을 많이 찾으면서 일거리가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덕분에 LG전자의 에어컨 생산라인이 있는 경남 창원 공장도 폭증한 수요에 맞춰 풀가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1~2인 가구 증가와 '1방 1에어컨' 트렌드가 점차 자리 잡으면서 이동식 에어컨에 대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이번 인터뷰도 직접 만나지 못하고 서면으로 진행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올해는 짧은 장마 이후 무더위로 인해 에어컨을 찾는 이들이 많아져서 지금 주문하면 설치 대기를 하는 불편함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예전과 달리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거실과 안방뿐 아니라 공부방, 서재에도 에어컨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일체형 에어컨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듯 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이동식 에어컨 [사진=LG전자]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열돔 현상' 등으로 유난히 습기가 많고 더운 여름이 지속되면서 이동식 에어컨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실제로 이마트가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에어컨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체 매출은 1년 전보다 261% 증가했으나, 창문형·이동식 에어컨은 1천8%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온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전체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배 증가했으나, 이동식 제품은 100배 늘었다.

다만 LG전자는 북미, 유럽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창문형 에어컨을 국내에선 현재 판매하고 있지 않다. 지난 1968년에 국내 최초로 창문형 에어컨을 내놨으나, 시장성이 없어 B2B(기업간 거래)로 판매하다 결국 2012년에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또 올해 삼성전자의 가세로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긴 했으나, 아직까진 국내에서 관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은 상태다.

반면 LG전자는 이동식 에어컨에 대한 국내 수요는 높은 것으로 봤다. 이에 2009년에 6평형 이동식 에어컨을 처음 선보인 후 10여년 간 제품을 내놓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사이 소형가구가 증가하면서 시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 선임연구원은 "재작년부터 국내 소비자들이 일체형 에어컨에 대해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실외기를 추가할 수 없는 경우 공부방 등에 쉽게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일체형 에어컨 중 이동식 에어컨은 창문형보다 설치 편의성이 더 좋다"며 "올해는 기존 모델보다 더 쉽게 설치할 수 있고, 소음을 줄인 신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이동식 에어컨'은 다양한 크기의 창틀에도 맞춤형으로 설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에는 90~261cm까지 설치 가능한 설치 키트가 포함돼 있고, 별도의 실외기가 필요없어 집안 곳곳으로 이동이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또 이사를 자주하거나 실외기 설치가 어렵고 벽에 구멍을 뚫기 힘든 한국형 주택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선임연구원은 "한국형 이동식 에어컨을 개발할 때 설치 범용성과 편의성, 저소음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자 했다"며 "한국은 해외와 설치 환경이 다른 데다 대형창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으로, 이를 감안해 대형창에도 추가 비용 없이 튼튼하게 설치할 수 있도록 한국형 전용 설치 키트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

이어 "특히 올해 신제품 설치 키트는 기존과 달리 나사가 필요 없고 부품 결합도 더 간편해진 것이 특징"이라며 "기존 제품 대비 소음 수준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정대권 LG전자 선임연구원 [사진=LG전자]

이 같은 기술력 덕분에 LG전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동식 에어컨'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LG 이동식 에어컨'은 최근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로부터 '홈 오피스를 위한 최고의 이동식 에어컨(Best Portable Air Conditioners for Home Offices)' 1위로 선정될 정도로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정 선임연구원은 "해외 시장에서 경쟁사의 제품은 대부분 '정속형'으로, 기본 소음이 크고 최대 소음과 최소 소음의 차이가 얼마 없는 데다 에너지 효율도 나쁘다"며 "LG전자 이동식 에어컨은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냉방 세기에 따라 운전주파수를 변동함으로써 소음을 줄여주고, 에너지 효율도 더 좋다"고 설명했다.

또 정 선임연구원은 올해 기록적인 폭염과 코로나19 4차 확산에 따른 '집콕족'들의 에어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은 업계의 예상보다 더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연간 에어컨 시장 규모는 250만 대 수준으로, 지난해에는 역대급 긴 장마로 더위가 사라지면서 200만 대로 줄어든 바 있다.

정 선임연구원은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수요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여름 휴가도 집에서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하다"며 "이로 인해 이번 여름에는 에어컨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정 선임연구원은 국내 일체형 에어컨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 한편, 일체형 에어컨이 소음을 줄이면서 냉방 성능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지속 발전하며 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시장 성장성에 맞춰 'LG 이동식 에어컨'의 성능과 이용 편의성도 더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정 선임연구원은 "고객들의 실사용 환경을 지속 분석해 좀 더 다양한 창문에 설치할 수 있도록 설치 키트를 추가 개발할 예정"이라며 "소음도 더 낮추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연구 개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