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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지주, 잇단 자사주 매입…지배구조 개편 포석?


대주주 지분 증가 효과…메리츠화재 완전자회사 편입 가능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메리츠금융지주가 500억원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이 일제히 배당성향을 낮추는 대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일각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으로 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여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사진=메리츠금융그룹]
[사진=메리츠금융그룹]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8.24% 급등한 1만9천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이날 강세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전날 공시를 통해 NH투자증권과 500억원 어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지난 17일부터 내년 6월 16일까지 1년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앞서 지난 3월 5일에도 NH투자증권과 500억원의 자사주 취득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16일까지 NH투자증권은 296만주(지분율 2.21%)를 취득했다. 기존 메리츠종금증권이 소유한 자사주 238만5천670주(1.78%)까지 더하면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의 자사주 규모는 534만5천670주(3.99%)에 이른다.

◆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보다 최대주주 지분율 확대 효과 뚜렷

메리츠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은 예견됐던 바다. 지난 5월 메리츠금융지주를 비롯해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 등 메리츠금융그룹 3사는 일제히 배당 축소와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매리츠금융그룹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의 10% 수준 배당을 유지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3사의 최근 3년 평균 배당성향은 메리츠금융지주가 66%, 메리츠화재가 35%, 메리츠증권이 38%였다. 그동안 메리츠금융그룹 3사의 경우 높은 배당률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작용했다. 때문에 사실상 배당성향을 대폭 낮추겠다는 '폭탄선언'은 시장에 충격을 주며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KB증권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증권가에서 보기 드문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등 실망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배당 축소에 따른 주주환원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메리츠금융그룹은 배당을 축소하는 대신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배당성향 하락에 따른 주주가치 하락은 명확한데, 메리츠금융지주를 제외하고는 자사주 매입 규모와 시기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배당 축소를 동반한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메리츠의 주주환원 정책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메리츠금융그룹의 자사주 매입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지만,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는 뚜렷하기 때문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조정호 회장이 지분 72.17%를 소유하고 있고, 장녀인 조효재 씨(0.05%)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지분율은 72.25%에 달한다. 지난해 5월 메리츠금융지주는 자사주 소각을 진행했는데, 이후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보유주식 수의 변동 없이도 지분율이 69.05%에서 72.25%로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56.09%)와 메리츠증권(47.06%)의 최대주주다. 이들 계열사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자사주 매입·소각 방침을 천명한 만큼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표=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표=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 메리츠화재 완전자회사 편입 가능성 제기

특히 메리츠화재의 경우 메리츠금융지주가 이미 높은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자사주 매입 계획이 메리츠화재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계열사를 지분 100%의 완전자회사화 하게 되면 의사결정이 신속해져 그룹 지배구조를 효율화하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증자를 위해서도 모회사와 자회사의 이사회를 별개로 열어 의결해야 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완전자회사의 경우 단 하루 만에도 안건 처리가 가능하다.

자기자본 증가 효과도 있다. 지난 2016년 메리츠종금증권이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자기자본 규모가 기존 1조8천억원에서 2조2천억원으로 증가한 바 있다. 금융권에선 수익의 원천이 되는 사업 대부분이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기자본의 확대는 신규사업 추진과 수익 개선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내년 1월부터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이 시행되면 부채 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최근 자금여력(RBC) 비율 하락 방지를 위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등 자기자본 확대를 추진해왔다.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연결재무제표상 메리츠화재의 순이익과 배당수익을 100% 취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때문에 메리츠금융지주가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메리츠화재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리츠금융그룹의 주주환원 정책 변경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지만, 자사주 매입과 소각 시 궁극적으로 대주주 지분율 확대가 예상된다"며 "메리츠화재의 완전 자회사화에 대한 개연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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