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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휩쓴 '스팩' 광풍...한국도 부활 조짐


엔에이치스팩19호, 11년 만에 첫 유가증권시장 상장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미국 증시에서 스팩(SPAC) 열풍이 과열 양상을 띄는 가운데 국내 스팩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코스닥 상장에 집중됐던 스팩 시장에서 11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대형 스팩이 등장하면서 국내 스팩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팩은 57개로, 모두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지난해에는 19개의 스팩이 상장했는데, 전체 상장 기업(89개)의 21%를 차지했다. 공모자금은 전체 4조7천억원 중 3.5%인 1천644억원이었다.  [사진=한국거래소]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팩은 57개로, 모두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지난해에는 19개의 스팩이 상장했는데, 전체 상장 기업(89개)의 21%를 차지했다. 공모자금은 전체 4조7천억원 중 3.5%인 1천644억원이었다. [사진=한국거래소]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팩은 57개로, 모두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지난해에는 19개의 스팩이 상장했는데, 전체 상장 기업(89개)의 21%를 차지했다. 공모자금은 전체 4조7천억원 중 3.5%인 1천644억원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8개의 스팩이 신규 상장했다. 여기에 엔에이치스팩19호, 삼성머스트스팩5호, 삼성스팩4호, 하이제6호스팩 등 4개 스팩이 상장예비심사 중이거나 상장을 앞두고 있어 상반기에만 12개 이상의 스팩이 신규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에이치스팩19호는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대형 스팩이어서 눈길을 끈다. 엔에이치스팩19호의 공모가는 2천원으로, 총 4천만주를 모집해 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상장에 성공하면 스팩으로는 2010년 국내 1호 스팩이었던 대우증권스팩(87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여기에 비상장 기업과의 합병까지 성공하면 국내 스팩 역사상 유가증권시장 합병상장의 첫 사례가 된다.

◆ 스팩, 안정적 상장·자금 조달 창구…공모주 투자 대안 부상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다. 증권사가 신주를 발행해 공모 자금을 모아 우선 상장한 후 3년 내에 비상장기업을 M&A 하는 것이 목표다. 우회상장과 유사하지만 과정이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스팩이 보유한 공모 자금을 신규상장 자금처럼 기업이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스팩은 상장 후 3년 안에 합병할 기업을 찾지 못하면 공모 자금은 원금에 이자를 더해 투자자들에게 반환된다.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은 금액과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며 공모주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 '스팩=코스닥'이라는 것이 공식처럼 받아들여졌다. 2009년 스팩 제도가 도입된 뒤 3월까지 총 202개의 스팩이 상장됐는데, 이 중 199개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이 중 103개 우량 비상장기업과의 합병 상장에 성공했다.

스팩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것은 2010년 상장한 대우증권스팩, 동양밸류스팩, 우리스팩1호 등 3개가 전부다. 이들 스팩은 모두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 됐고,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스팩은 자취를 감췄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만큼 규모가 큰 기업은 공모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스팩보다 직접 기업공개(IPO)를 통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낫다는 평가가 형성됐다. 국내 스팩의 경우 일반 신규상장 규정에 준하는 합병상장 규정을 받아 까다롭다는 점도 기업들이 스팩 대신 직상장을 선호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공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상장은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액을 결정하기 때문에 조달 공모자금의 변동성이 크다. 특히 수요예측 과정에서 증시 폭락 등 예상 못한 외부 변수가 발생하면 상장 계획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 그러나 스팩합병은 일단 합병 상장이 승인되면 일정이 변경되기는 해도 상장 자체에는 큰 변수가 없다.

또 상대적으로 시장의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경우 짧은 수요예측 기간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시장에 부각시키기 어렵다. 하지만 스팩을 통하면 증권사가 기업의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를 종합평가에 기업 가치를 측정하기 때문에 유리하다.

IPO를 통해 대주주의 지분 분산이 우려되는 경우에도, 스팩을 통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분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자료=흥국증권 리서치센터]
[자료=흥국증권 리서치센터]

◆ 美 스팩 광풍에 거품 우려도…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국 시장 매력 부각

오랫동안 중소형 기업의 코스닥 상장 통로로만 활용됐던 스팩 시장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는 대형 스팩이 등장하며 스팩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 증시에서 스팩이 열풍을 넘어 과열 양상을 띄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어서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지난해 미국 뉴욕증시에 신규 상장한 450개 종목 중 248개가 스팩이다. 공모자금으로 봐도 전체 1천793억달러 중 833억달러로, 스팩 기업수와 공모자금 모두 전체 IPO 시장의 약 50%를 차지했다. 올해는 3월까지 274개의 스팩이 상장해 이미 지난해 전체 상장 규모를 넘어섰다. 매달 100개 가까운 스팩이 상장한 것으로 미국 증시에서 스팩 투자 열풍은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선 급격히 늘어난 스팩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스팩의 문제 발생에 대한 경고, 신규 지침 발표, 구조적 문제에 대한 검토 여부 등 우려와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런던증권거래소, 싱가포르증권거래소, 홍콩증권거래소 등에서 스팩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미국발 스팩 열풍이 전 세계 증시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스팩 시장은 공모 규모가 작아 IPO 시장을 보완하는 틈새시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반 신규상장 규정에 준하는 합병상장 규정을 적용받아 무분별한 기업의 스팩 합병이 제한적"이라며 "미국 스팩 시장의 과열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내 스팩 시장의 매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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