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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KAIST 총장 "공부 좀 덜하고, 책을 읽어야 일류된다"


취임 첫 기자간담회 열어 KAIST 미래비전 제시

이광형 KAIST 총장이 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온라인 영상회의 갈무리]
이광형 KAIST 총장이 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온라인 영상회의 갈무리]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공부를 좀 덜 하고 책을 읽어야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

8일 이광형 KAIST 총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KAIST가 세계 일류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제시한 전략은 "공부하는 시간을 줄이자"는 말로 요약된다.

그는 '미래 50년을 위한 KAIST 신문화'로 '1랩 1독서', '1랩 1최초', '1랩 1외국인', '1랩 1벤처', '1랩 1봉사'를 제시하면서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한 가지 꼽으라면 독서"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책'은 물론 전공서적이 아니라 인문사회학 책을 말한다.

이 총장은 KAIST가 지난 50년 동안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아직 세계 일류 대학의 반열에 들지 못하고 있는 최대의 약점은 '따라하기' 문화라고 지적했다. 남들을 따라가는 것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남이 낸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질문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야 하며, 그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인문예술과 과학기술이 융합된 디지털 인문사회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고, 카이스트도 AI대학원을 설립해 집중 육성하고 있지만 10~20년 후 AI가 일상화되어 있을 세상을 내다보고 포스트AI 시대를 개척하려면 현재의 AI연구에 그치지 않고 인간과 세상에 대한 공부 즉 인문학 기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 이 총장의 생각이다.

그는 "'세계 최고'가 아니라 '세계 최초' 연구를 하자는 '1랩 1최초' 운동도 따라가기가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남과 다른 생각으로 해야 가능하다"면서 "How에서 What으로 연구문화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공 교육을 10% 줄이고, 인성 리더십 교육을 10% 늘리는 방향으로 보상·인사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16주 과정으로 설계된 전공 과정이 있다면 여기에서 1~2주를 줄여 책을 읽고, 토론하고, 봉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성적 지상주의에서 탈피해 질문왕, 독서왕, 도전왕, 봉사왕 등을 만들어 다양한 동기를 부여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이 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온라인 영상회의 갈무리]
이광형 KAIST 총장이 8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온라인 영상회의 갈무리]

이광형 총장은 넥슨, 아이디스 등 다수의 성공벤처기업을 배출해 낸 경험자답게 기술사업화 전략도 강조했다. '1랩 1벤처' 운동이 그것이다. 창업지원제도를 재설계하고 대전-세종-오송을 연결하는 트라이앵글 창업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며, 기술사업화 부문을 민영화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실리콘밸리 연수시절, 모두가 벤처에 미쳐있는 것을 봤다. 분야에 따라 창업이 어려운 곳도 있겠지만 교수와 학생들에게 벤처창업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창업기업 수만 늘리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양을 늘리면 성공사례도 나온다. 현재 카이스트의 연간 기술료 수입이 100억원 정도지만 10년 뒤에는 1천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총장은 "10년 안에 MIT와 비교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이 소니를 추월하겠다고 할 때 아무도 안 믿었지만 '우리는 세계 일등이다'라는 의식혁명으로 성공했다. 카이스트도 구성원 스스로가 세계 일류 대학이 되겠다고 마음 먹어야 한다. 그러면 시시한 것 따라하기 안하고 세계 최초 최고의 것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총장의 가장 큰 임무는 기부금 유치다. 학교 내부 일은 보고하지 말라고 했다. 업무의 절반은 하루에 1억씩 유치한다는 목표로 밖에서 뛸 계획"이라면서 "지금도 카이스트가 국민의 기대와 성원을 많이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스스로 기준을 더 높이 설정하고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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