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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 국민 사랑보다 직원 민심부터 챙겨야


계약 당사자인 KT가 파워텔 직원들 앞에 나서야…주가부양보다 직원 신뢰 회복부터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인포그래픽=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밤낮으로 스펙 쌓아 KT에 입사했는데 내일부터 다른 회사를 다니게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기자님도 노동자시잖아요."

KT파워텔 노조위원장이 이렇게 반문했다. 그는 두 달 가까이 이어온 KT파워텔 매각 반대 시위로 목이 쉬어버린 상태였지만, 투쟁의 깃발을 놓을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KT는 올해 저평가된 주가 부양을 목표로 그룹사를 손질 중이다. 돈 안 되고 성과없는 그룹사는 팔고, 유사한 성격의 그룹사는 한데 모아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취임 2년 차 구현모 대표는 꽤나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했고, KT파워텔은 디지털 보안장비 제조 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키로 했다. KT가 보유한 KT파워텔 지분 44.85% 전량을 406억원에 양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KT파워텔 매각 과정에서 KT 측 태도는 다소 아쉽다.

KT파워텔 노조와 사측은 지난 1월 매각 선언 이후 정기적으로 열 차례 만났지만, 노조는 KT파워텔 임원이 KT 계약서 내용을 재차 설명하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KT가 매각 계약서에 명시한 대로 5년 동안 고용보장을 해주겠단 반복적인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는 것.

직원들이 이사회 결정 전까지 매각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계약 당사자인 KT가 회의 테이블에 직접 나서 매각 배경과 과정을 설명하고, 화난 직원들의 마음과 고용 불안감을 달래 줬어야 했다.

KT라는 이름이 적힌 명찰을 목에 걸기 위해 스펙을 쌓았던 그들이 느낄 허탈감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했다. 35년간 KT라는 울타리에 함께 지켜온 동료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어야 했다.

KT파워텔 매각 과정을 지켜보며 KT 내부에서도 '남 일 아니'라는 불안감이 조성된다. "대체 회사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주가 부양의 희생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KT는 국민에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한다. '마음을 담다' 캠페인으로 국민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펼친다.

그러나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이전, 함께 발을 맞춰 걸었던 직원들의 사랑을 받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먼저다. 그들도 KT가 사랑을 갈구하는 국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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