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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년차 카카오뱅크…"중·저신용자 대출 늘리겠다"(종합)


윤호영 대표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자성의 메시지도

2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의 올해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2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의 올해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출범 5년차 첫 일성으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를 강조했다. 특히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카카오 계열사에 개인들의 데이터가 축적된 만큼, 보다 정밀한 신용평가가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토스뱅크의 등장으로 더욱 뜨거워진 인터넷전문은행 경쟁 구도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시장 기대 미치지 못했다"…중금리 대출 활성화 다짐

이날 윤 대표는 올해 카카오뱅크의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카뱅 퍼스트'라고 밝히면서 "아직 카카오뱅크카 '퍼스트'로 떠오르지 않는 금융의 영역들이 많다"라며 "올해는 카뱅 퍼스트의 영역과 경계를 더 확장하는 한 해로 목표를 정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카뱅 퍼스트' 전략의 주된 타깃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활성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월 고신용자 신용대출의 최고 한도를 1억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하고, 해당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0.34%포인트(p) 올렸다. 대신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기반한 민간 중금리 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금리는 최대 0.60%p 내리기로 했다. 고신용자 대출은 억제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향후 가계 신용대출을 둘러싼 은행의 건전성 유지, 리스크 관리 필요성, 규제 환경에 따라 공급 규모가 달라질 수 있으나, 지난 해 대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8년, 매년 1조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 공급을 약속한 바 있다. 이후 2019년엔 약 1조원, 지난해엔 그보다 증가한 1조4천억원 가량 공급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애당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가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규모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해 국정감사에서도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고신용 대출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이날 윤 대표도 자성의 뜻을 표했다. 그는 "중금리 대출 계획 규모가 적정하다고 판단했지만, 카카오뱅크의 자산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랐고, 상대적으로 고신용자에게 집중됐다"라며 "특히 중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시장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해 1천136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지난 2019년 대비 약 8배 가량 늘어났다. 순이자마진은 1.68%, 연체율은 0.22%다. 총자산은 26조6천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9천260억원 가량 증가했다. 정상 궤도에 사실상 안착했다고 볼 수 있는 한 해였다.

이런 상황에서 중금리 대출 확대는 큰 모험일 수 있다. 이자 수익은 늘어나겠지만,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대송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물론 믿는 구석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중저신용자·금융이력부족자를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의 사잇돌대출과 민간중금리 대출 운영 경험에서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에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대손충당금도 적게 쌓고 이자 수익도 발생하는 중금리 대출은 없다"라며 "규모를 늘린다는 건 지난 3년간 준비해온 실력을 시장에서 테스트해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금리, 중저신용자 대출 분야의 혁신은 카카오뱅크의 성장과 가치에도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라며 "포용적 금융은 카카오뱅크가 지향하는 본래 목표 중 하나이며 데이터·기술·분석 능력 등 그간 쌓아온, 앞으로 쌓을 역량을 기반으로 이 분야의 혁신을 확대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에 고삐를 조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의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오는 7월 영업을 목표로 준비 중인 토스뱅크(가칭)도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금리 대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케이뱅크는 조만간 출범할 새 행장 체제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퀀텀점프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윤 대표는 경쟁을 반긴다는 입장이다. 그는 "출범 당시부터 말해왔지만, 두 개보다는 세 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 나오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같이 금융 혁신들을 해나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에도 뛰어든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중소벤처기업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함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올 하반기 출시 목표로 준비 중이다.

윤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법상 카카오뱅크는 대기업 대출을 할 수 없지만, 포용 금융의 관점에서 기업 대출 중 자영업자 대출은 해봐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 "플랫폼 비즈니스 활성화 할 것"…'26주 적금' 더 자주 만난다

카카오뱅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무료 혜택이다. 지난 해 회계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수수료 수익은 60억원이 조금 넘는 수준인데, ATM 비용 제외시 약 600억원으로 늘어난다.

오는 5월까지는 무료 혜택이 이어질 예정이다. 윤 대표는 "ATM 수수료가 비용으로 생각할 수는 있으나, 고객이 편리하게 생각하니, 그 부분과 수익을 균형있게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며 "5월 달에 의사결정해서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에도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플랫폼 비즈니스에 힘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이마트, 마켓컬리와 협업해 '26주 적금'을 출시했는데, 각각 40만좌씩 총 80만개의 계좌가 개설됐다. 연계대출은 지난해에만 1조5천억원의 대출 실행이 일어났고, 증권계좌 개설 수는 누적 300만좌를 기록했다. 제휴 신용카드 서비스의 신청건수는 50만건이다.

윤 대표는 "기존의 연계대출, 증권계좌개설, 신용카드 모집 대행 등은 제휴 회사를 확대할 계획이며, 26주 적금은 올해 더 자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펀드나 방카슈랑스에 대한 부분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금융기술연구소'는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망분리 적용 예외 환경 속에서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인공지능, 보안, 비대면 기술 개발에 방점이 찍혔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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