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외국인 집주인 세상오나…작년 외국인 부동산 거래 역대최고


서울과 수도권 집중 매입…'K-부동산' 비판 목소리 쏟아져

서울의 한 아파트 모습 [사진=정소희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모습 [사진=정소희기자]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1. 중국인 A씨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주택을 78억원에 구입하면서, 국내 한 은행으로부터 59억원을 대출받았다.

#2. 다주택자 미국인 B씨는 지난해 6월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에 있는 주택(지분 80%)을 12억8천800만원에 사들이면서 전체 매입비용의 약 39%를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했다.

지난해 외국인들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매입하면서 외국인 부동산 거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가 국내 내국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외국 투자자본이 대거 유입된 것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국내 건축물(아파트·단독·다세대·오피스텔 등) 연간 누적 거래량은 2만1천4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1만7763건) 보다 18.5%(3천285건)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1월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를 집중 매입했다. 지난해 외국인 국내 건축물 거래량을 지열별로 보면 경기 8천975건, 서울 4천775건, 인천 2천842건 등 수도권이 전체의 79%를 차지했다. 지방에서는 충남 816건, 부산 694건 등에서 두드러졌다.

이 가운데 서울 중 강남구가 395건을 기록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구로구 368건, 서초구 312건, 영등포구 306건, 종로구 272건, 송파구 256건 등 순이었다. 해당 지역은 집값 상승세가 높은 지역들이다. 외국인 자본이 성장세가 뚜렷한 지역에 쏠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배경에는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내국인보다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데 있다. 내국인은 아파트 거래 시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의 대출 규제를 받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은 해외은행을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해외 집 소유여부, 국내 소득 등과 무관하게 대출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내국인만 차별한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한 무주택자는 "정부가 집값을 이렇게 올려놓고 내국인에게만 규제를 쏟아내더니 정작 외국인들만 활개를 치고 있다"며 "K-부동산의 힘이 대단하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뒤늦게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2012년부터 이민자와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면서 주택가격이 상승하자 국내소득이 없는 외국인의 대출을 금지해 외국인 투기를 줄였다.

싱가포르는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할 때 특별취득세율 20%를 도입했다. 뉴질랜드는 지난 2018년 신축아파트를 제외하고는 기존 주택에 대해서 실거주가 아닌 외국인은 매입하지 못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외국인 집주인 세상오나…작년 외국인 부동산 거래 역대최고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