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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규제지역 지정 보도자료 4시간 만에 수정한 황당한 이유


"GTX-D 때문에 김포 집값 올랐다"표현 탓…김포 부동산에 기름만 부었다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경기 김포시 등 7곳을 규제지역으로 묶겠다는 국토교통부의 보도자료가 게시된 지 4시간 만에 수정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국토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김포 아파트 가격 상승 배경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 교통호재' 때문이라고 인정해버리면서다.

그동안 정부는 GTX-D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만 밝혀왔다. 하지만 국토부의 이같은 보도자료로 인해 김포는 오히려 규제지역 선정을 '국토부의 선물'이라고 칭송하고 있다. 집값을 잡기 위한 규제 관련 보도자료가 김포 부동산 시장에 불만 지른 꼴이다.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부랴부랴 수정했다.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전날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김포,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지정효력은 오늘부터 발생한다. 김포시 중 최근 시세기준 안정세를 보이는 통진읍 및 월곶·하성·대곶면은 규제지역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국토부가 김포 아파트 가격 상승 배경에 'GTX-D 교통호재' 때문이라고 표현하면서 불거졌다. 정부는 GTX-D 사업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토부는 'GTX-D'라는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도 밝혔다.

GTX-D사업은 지난해 10월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광역교통 비전2030'을 통해 광역급행철도 수혜범위 확대를 위해 서부권에 신규노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4차 광역국가철도망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경기도는 GTX-D 유치를 위한 김포, 부천, 하남의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관련 용역까지 발주하고 나섰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최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만나 10만명의 주민 서명부를 전달하고 김포에서 검단, 부천, 하남을 잇는 GTX-D노선 신설을 강력히 건의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의 이같은 보도자료가 김포 등 지역 부동산 시장에 파문을 일으켰다. 실제로 온라인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는 김포시를 축하해주는 황당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포가 규제됐지만, GTX-D가 신설되는 만큼 오히려 김포 아파트를 매입해야 한다는 글도 쏟아지고 있다.

지역간 갈등까지 불거지고 있다. 인천의 경우 검단신도시와 청라국제도시가 GTX-D 유치를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인천시는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경기 부천을 기점으로 인천국제공항(청라 경유), 경기 김포(검단 경유) 등 두축으로 이어지는 'Y자 노선'을 최적의 방안으로 선정하는 묘수(?)를 내놓았다.

하지만 국토부가 김포 집값 상승원인을 GTX-D 때문이라고 밝히자, 청라 주민들은 GTX-D 추진이 무산된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는 국토부 전화번호까지 공지했다. 항의전화에 몸살을 앓던 국토부는 결국 보도자료를 4시간 만에 수정하고 이를 조용히 홈페이지에 재게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보도자료는 서부권 급행철도에 대한 지역의 기대감이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지, 아직 검토 중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TX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보니 국토부의 작은 실수가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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