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금리 인하②] 피해 예상되는 대부업계에 '현실적 당근' 제시 고민


금융당국 "업계 경쟁력 강화 방안 고려 중"…충당금 완화·데이터사업 개방도 만지작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최고금리 인하 방안이 확정되면서 이제 논의는 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대부업계의 '연착륙' 방안으로 옮겨가고 있다. 수익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대출 공급을 아예 중단해버릴 경우 상환 능력이 있는 이들조차 대출을 못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다. 충당금 규제 완화,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사업 개방 등이 인센티브로 꼽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4%에서 20%로 내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부업계도 엄연한 금융권 한 축…연착륙 도모해야

인하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회복 시기, 시행령 개정에 필요한 시간 등이 고려됐다. 현재로선 시행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명순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국장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내년 하반기에 최고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에 있어서 시행시기를 미룬다는 계획은 없다"라며 "오히려 여당에서 당정협의가 끝난 후 정부 측 준비상황에 따라 시행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요청했었다"라고 밝혔다.

대부업계는 최고금리가 내려갈 경우, 시장 자체의 붕괴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8년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수익성에 위협을 느낀 대부업체들은 대출 자산을 늘리기보다는 회수에 몰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말 기준 대부업체의 대출 잔액은 15조9천억원으로 지난 2018년말 대비 1조4천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 인수 대부업자들이 영업전환을 하면서 자산이 줄어든 영향이 일부 있긴 하지만, 업계는 '수익성 악화'가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이 상황에서 금리가 더 내려가면 최악의 경우 소수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줄줄이 도산할 것이라는 게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팔면 팔수록 손해가 불어나는 게 지금의 상황인데, 금리가 더 내려가면 몇몇 대형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실상 도산할 것이다"라며 "업계가 붕괴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라고 전했다. 시장에서 이탈한 업체들은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2019년말 기준 금융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대부업체는 모두 8천354개다. 8천여개 업체가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와 시장을 일부 공유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대부업계가 금융권에서 '서민금융 공급'이라는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경우 그만큼 정부 재원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업계가 새로운 환경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당근'이 필요한 이유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부업체가 너무 많으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보통 한 곳이 부실해지면 다른 업체나 업권에 안 좋은 영향을 주긴 한다"라며 "다만 대부업계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분명 있는 만큼, 도산하게 되면 영향이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의 전체적인 활로를 모색하면서 동시에 구조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한데, 지금 같이 어려운 시기엔 연착륙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금융당국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금리 업권이라 불리는 저축, 여전, 대부업계의 경우 서민금융 공급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최고금리 인하로 인해, 상환 능력이 분명 있음에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발생해선 안 되는 만큼, 업계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도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최고금리 인하 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 위축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가 저신용 서민 대상 신용대출 공급 모범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만큼, 그때까지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들을 검토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금융위 "상환 능력있음에도 대출 못받는 일 없도록 할 것"…현실적인 인센티브는?

직접적인 인센티브로는 충당금 적립기준을 보다 완화해 주는 방안이 거론된다. 모범업체에 한해 자산별 위험 가중치를 조절해주는 것이다. 서 교수는 "원론적으로는 리스크 등 관리가 잘 관리된 업체에 대손충당금 기준을 완화해주는 게 방법이다"라며 "금융사는 대출 자산별로 위험 가중치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게 돼있는데, 모범 업체에 한해 이러한 가중치를 깎아줄 경우 회사의 부담은 경감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부업체에게도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예컨대 비금융 신용평가가 도입될 경우, 차주에 대한 보다 정교한 평가가 가능해지는 만큼 업계도 비용 감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주된 고객층이 저신용자이다보니, 업체들 사이에서도 정보비대칭이 크다"라며 "마이데이터 등 신용평가와 관련된 핀테크 기술을 열어주면, 리스크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서 경쟁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라며 "경쟁이 활발해지면 그에 의해 금리도 자연스레 내려가고, 저신용 차주들이 불법사금융을 이용할 유인도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저신용자들을 위한 안전망을 철저히 구축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금리 인하로 인해 대부업체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고금리 4%포인트(p) 인하 시 약 31만6천여명이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향후 3~4년에 걸쳐 민간금융 이용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학계 전문가들이 추산한 50만~60만명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수치이나, 금융당국이 추산한 수치도 적지 않은 규모다.

금융위원회는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햇살론 등 저신용자 대상 정책서민금융상품에 약 2천700억원을 더 투입해, 초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수요는 계속 있는 만큼, 매년 투입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부업체, 정책서민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신용자를 위해선 채무조정, 신용회복 제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신용회복위원회에선 ▲연체전 채무조정(신속채무조정) ▲이자율 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 등을 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취약채무자의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해 '신용회복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실직·폐업 등으로 일시적으로 상환능력이 감소한 경우 채무조정에 따른 분할상환 전 일정기간 상환유예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다.

정부의 간접 보증도 방법이다.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은 재원이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만큼, 수요를 모두 흡수하기엔 한계가 있다. 서 교수는 "미국같은 경우 정책금융을 하더라도 직접 출연하기보단 간접 보증으로 신용을 보강한다"라며 "이러한 방안이 도입되면 대부업체들의 감내력도 커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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