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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담배의 명암] '넘사벽' 고속도로 휴게소·군내PX…언제 연기 피울까


'깜깜이 기준'에 막히고 농가 집단 반발 이중고…"소비자 선택권 보장해야"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 군납 담배 시장이 외산담배의 넘사벽(넘을수 없는 벽)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명확한 기준에 의한 판단에 따라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는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 시장에서 외산담배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암참의 조사 결과 45%의 소비자는 고속도로 방문 시 외산담배를 구매할 수 없는 것에 의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42.3%의 소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 내 담배의 독점적 판매 구조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산담배의 고속도로 휴게소 및 군내PX 판매 불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외산담배의 고속도로 휴게소 및 군내PX 판매 불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의 담배 판매를 둘러싼 관리 시스템상의 문제 및 담배 농가의 집단 행동에 따른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사에게 휴게소를 임대 관리하고 있다. 외산담배 판매를 결정하는 데 어느 정도 자율권이 보장된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이 외산담배를 판매할 경우 담배 농가의 집단 반발에 직면하게 된다. 실제 지난 2018년 엽연초생산협동조합은 외산담배를 판매하는 덕평휴게소 앞에서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외산담배를 휴게소에서 판매할 경우 국내 담배 농가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외산담배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국산 원료를 구입하고 싶어도 생산량 자체가 수요에 비해 적을 뿐더러, 국내 생산되는 담배 연초 대부분을 KT&G가 매입하고 있는 시장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또 국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을 뿐 대부분 제품이 국내 위치 생산기지에서 생산되고 있는 '국산품'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양산 및 사천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외국계 담배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외산담배는 대부분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사실상의 국산품"이라며 "현재와 같은 맹목적 반대가 이어질 경우 운영사에서는 외산담배를 판매하고 싶어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며,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입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외산담배 금지구역은 고속도로 휴게소 뿐만이 아니다.

국내 60만 장병이 이용하고 있는 군내 PX 역시 단 한 종의 외산담배만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PX에서 판매되고 있는 약 20 종의 담배 중 외산담배는 한국필립모리스의 말보로 골드 단 한 종 뿐이다.

군납 담배는 서류심사 및 심의위원 평가를 통해 결정된다. 심의위원은 각군 장병, 군무원 등으로 구성되며 맛, 품질, 가격, 인지도, 병영적합도 등 항목에 따라 평가를 진행한다.

군납 담배 시장이 외산담배에게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2016년이다. 당시 필립모리스의 말보로 골드, JTI의 '메비우스 LSS 윈드블루'가 벽을 넘었다. 하지만 JTI의 제품은 얼마 가지 않아 '국내 생산'이라는 계약 조건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 얼마 되지 않아 납품을 중단했다.

외산담배 업계는 '빅 3'가 시장 내 3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및 군내PX에서 판매하지 못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산담배 업계는 '빅 3'가 시장 내 3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및 군내PX에서 판매하지 못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는 군납 담배 심사가 외산담배에게 불리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BAT코리아는 지난 2017년 국군복지단에 심의 과정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국군복지단은 3차례에 걸쳐 정보를 제공했지만 BAT코리아는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지만 항소심에서는 각하 판결을 받았다.

일각에선 고속도로 휴게소 및 군납 담배 시장에서 외산담배를 판매할 수 없는 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한다. 시장 규모가 전체 시장에 비해 그렇게 크지는 않은 시장이라고 하더라도 '공정성'에 대한 문제는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는 외국계 담배회사는 불만을 품을 수 있고, 시장 구조에 대한 논란이 끊임 없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풀고 공정한 경쟁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고속도로 휴게소 및 군납 담배 시장에서 외산담배 판매를 허용하거나 명확한 심의 규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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