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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으면 결혼·출산도 힘들다"…월세 살면 가능성 절반 이상 줄어


주거 불안정, 인구절벽 야기해…주택규제 완화·공급 확대로 해법 찾아야

 [사진=정소희 기자]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월세로 거주하는 경우 자가 거주 대비 결혼 가능성은 약 65.1% 감소하고, 무자녀 가구에서 첫 번째 자녀를 출산할 가능성은 약 55.7%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9를 기록하면서 연단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2018년에는 1.0을 기록해 OECD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초고령 국가인 일본도 합계출산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1.4를 기록했으며, 미국은 1.7, OECD 평균은 1.6을 기록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우리나라 인구의 자연감소(연단위)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 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도 2019년 4.7로, 5.0이 무너지는 1970년 통계작성이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인구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보고서는 한국노동패널의 가장 최신 자료를 사용해 거주유형이 결혼 및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최근 부동산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임대차 3법이 시행된 이후 임대차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주거요인이 결혼 및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판단해서다.

보고서는 거주유형을 자가, 전세, 월세, 기타 등으로 구분하고 이러한 거주유형과 개인 및 가구의 경제사회변수를 독립·통제변수로 사용해 패널모형 회귀방정식을 설정한 후 거주유형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했다.

분석 결과 자가 거주보다 전세 및 월세 거주 시 결혼 가능성이 유의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거주에 비해 전세 거주 시 결혼 확률은 약 23.4% 감소했으며, 월세 거주의 경우에는 약 65.1%나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분석 결과들을 종합할 때 거주유형의 차이가 결혼 가능성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자가 혹은 전세보다도 월세에 거주하는 경우 결혼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래프=한경연]
[그래프=한경연]

보고서는 거주유형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실증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거주유형은 결혼한 무자녀 가구의 첫째 아이 출산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거주 시에는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자가 거주에 비해 약 28.9% 감소했고, 월세 거주의 경우에는 자가 거주에 비해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약 55.7%나 줄어들었다.

또 거주유형은 첫째 자녀 출산에는 유의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한 자녀 가구에서 둘째 자녀 출산에는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주요 관심 항목인 자가, 전세, 월세 거주유형의 경우 둘째 자녀 출산에 대해 서로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내지 못했다"며 "다만 가구의 근로소득이 증가하면 둘째 자녀의 출산 가능성이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주거유형에 따라 결혼율, 출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인구감소 완화라는 측면에서도 부동산 문제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일련의 부동산 규제 정책, 임대차3법 등이 시행된 이후 현재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0 근방을 기록하면서 전세난이 심해지고 있으며 전세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월세 매물 비중이 전세 매물 비중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월세가 대세라는 말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부담을 증대시키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거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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