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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 진출] 수입차와 역차별 해소…中企와 상생은 숙제


동반위,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부적합 판단…수입차는 인증 중고차로 입지 넓혀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중고차 사업을 해야 한다."

김동욱 현대차 전무가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중고차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21일 통계청의 10차 서비스업 조사에 따르면 중고차 판매업의 매출액 규모는 2016년 7조9천669억원에서 2018년 12조4천217억원으로 2년만에 55.9%나 늘었다.

중고차 시장은 이같이 확대됐지만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은 중고차 판매를 할 수 없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 등이 제한돼 왔기 때문이다.

 [그래픽=조은수 기자]]
[그래픽=조은수 기자]]

이후 지난해 초 지정 기한이 만료된 이후에는 기존 업체들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생계형 적합업종이 지정되면 5년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이 제한되며 이를 어기는 기업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중고차 판매업을 놓고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대기업도 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중소 중고차 판매 업체를 위해 대기업 진출을 막았지만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국내 대기업들은 수입차와 역차별을 호소했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매물의 질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국내 대기업과 달리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해 왔다. 2013년 중고차 판매를 중기적합업종으로 제한할 당시 수입차를 대기업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입차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인증 중고차는 일정 기한이나 일정 주행거리 내로 운행한 차량을 완성차업체가 정밀점검·수리한 뒤 무상보증 등을 제공하며 판매하는 방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2017년식 제네시스 G80 가격은 신차 대비 30.7% 떨어졌지만,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벤츠의 E클래스는 25.5%, GLC는 20.6%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들도 기존 중고차 판매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중고차시장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통해 소비자 76.4%가 국내 중고차시장이 불투명·혼탁·낙후됐다고 인식한다고 발표했다. 부정적 인식의 주요요인은 차량상태불신(49.4%), 허위·미끼매물(25.3%)이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선 우리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거래시장 진입 규제로 한국브랜드가 오히려 수입차 대비 역차별을 받으면서 외국산 대비 국산 중고차 경쟁력 저하를 유발한다"며 "고질적인 소비자의 중고차 시장 불신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중고차 판매에 진출한다면 품질, 판매 과정의 투명성 등이 현재보다 개선될 여지가 있다.

물론 중고차 진입 규제를 완화하다고 능사는 아니다. 대기업이 유통망과 자본으로 판을 주도하면 기존 중소 업체들이 고사할 수도 있다. 대기업에 중고차 판매를 허용한다면 대·중소기업간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게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중고차 판매 업체들의 반발과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규제가 완화된다면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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