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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무혐의' 박진성 시인, 손석희 비판…"당신은 진보와 보수, 양쪽서 공적"


박진성 시인. [뉴시스]
박진성 시인. [뉴시스]

19일 박 시인은 자신의 블로그와 SNS에 '이제 미워하지도 않겠습니다, 손석희씨-새로운 언론비평지 <쩌날리즘> 창간에 부쳐'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박 시인은 "먼 기억으로는 기자를 꿈꾸던 한 소년이 있었다"라며 "그 소년은 TV 속 손석희 당신을 보면서 그 꿈을 키웠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멋있었으니까, 단호했으니까, 정의처럼 보였으니까"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 소년은 자라서 시인이 됐고 여전히 손석희 당신을 존경했다"라며 "아침 라디오에서, 심야의 토론에서, 당신은 정말 발군이었다, 정의 그 자체였다, 한 시대의 상징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박 시인은 "시인이 된 그 사람은 자신이 존경하던 바로 그 사람, 당신에 의해 성범죄자가 된다"라며 과거의 일을 회상했다. 이어 "법이 아니라 증거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 초대한 어떤 여자와 당신의 거짓말에 의해서 세상 둘도 없는 흉악범이 된다"라며 "당신이 인용했던 바로 그 영화 '더 헌트'처럼, 어쩌다 사냥꾼이 되셨나"라고 손 사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양치기 소년은 자신의 양들을 잃으면서 비극을 맞이하지만 어쩐지 당신의 양들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변종으로 진화해서 불특정 다수를 마구 물어뜯는다"라며 "타인들의 비극이 된다, 어쩌다 이런 참극이 일어났을까"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한 시대가 지났다. 손석희 바로 당신과 수많은 '손석희 키즈들', 즉 이 사회 가장 심각한 적폐 집단인 '기레기들'은 이제 개혁과 청산의 대상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인은 지난 14일과 15일 극단적 선택을 할 결심으로 용산, 반포 부근의 한강변, 종로 일대를 배회하다가 생각을 바꿔 용산경찰서 한강로지구대에서 자신의 생존 사실을 알렸다.

이후 박 시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살아 있다는 것이 징그럽고 지겨웠다"라며 그간 자신이 느꼈던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살아 있다는 것, 살아서 물 마시고 숨쉬고 다시 허기를 느끼고 밥 챙겨 먹고 무언가를 욕망하는 것, 나도 모르는 사이 발톱이 자라고 손톱과 머릿카락이 자라고 말을 한다는 자체가 징그럽고 지겨웠다"라고 적었다.

이어 "서울 반포와 강 건너 용산 언저리를 떠돌았다"라며 "다리에도 올라가 보고 종로 어디 건물에도 올라가 보았다"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숨이 목까지 차 올랐을 때 누군가는 또 흉물을 치워야 하겠구나, 그게 평생의 상처로 남겠구나'라는 생각에 자살 충동을 되돌리고 한강변을 오래 걸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부분의 (성폭력)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손석희 사장은 지금쯤 어떤 기분일까"라며 "단지 의혹만으로 자신이, 삶 자체를 망가뜨린 사람들에겐 어떤 마음일까, 자신이 주동해서 쫓아 내놓고 너는 왜 쫓겨났냐고 다시 조롱 받는 어떤 삶들을 볼 때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라고 의문을 표했다.

과거 JTBC는 박 시인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여성을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인터뷰했고, 박 시인은 JTBC의 허위보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겨 배상금 400만원을 받으라는 판결을 받았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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