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현재 형사처벌만 가능한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과징금 제도가 전면 도입된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챙기는 등 부정거래를 할 경우 자본시장 참여를 제한하거나 금융거래를 정지시키는 제재 수단도 함께 검토된다.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시장 불법행위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시중 유동자금이 증시에 집중되면서 불법‧불건전행위 우려가 높아진 상황을 감안한 개선안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증권시장 불법‧불건전행위 집중대응단'의 첫 출범을 알리고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사건이 조직화‧복잡화되고 있음에도 신속하고 효과적인 처벌에 한계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증시 불공정거래 사건이 적발될 경우 '한국거래소(심리)→자본시장조사단‧금융감독원(조사)→증권선물위원회(고발‧통보)→검찰(수사‧기소)→법원(판결)' 등 다수 기관을 거쳐 처리된다. 평균 2~3년의 장기간 소요되는 등 한계가 지적됐다.
금융당국은 이에 증시 불공정거래가 드러날 경우 '예방→조사→처벌' 각 단계별로 금융당국 관계기관이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대응해 엄정 처벌이 가능하게 한단 방침이다.
먼저 예방 차원에선 불공정거래 우려 종목에 대해 신속한 시장경보‧예방조치 등이 실시된다. 시장감시 동향 및 사건처리 결과 주기적 공개, 투자자 주의사항 홍보(SNS, HTS 등) 등을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한다.
조사 차원에선 불공정거래 사건처리 통합시스템이 구축된다. 이를 통해 사건진행, 전력자 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금융위와 거래소 간 시스템을 연계하고, 활용결과를 토대로 금융위와 금감원‧거래소 간 시스템 개선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처벌의 경우 반복적 위반 행위자 및 불공정거래 연루 금융투자업자, 임직원에 대한 행정제재를 가중한다. 불공정거래 연관 공시 위반에 대한 조치도 강화한다. 그 일환으로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를 테마주와 공매도에 대한 집중대응기간으로 정하고 불공정거래 신고를 적극 독려, 인지된 혐의에 대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하겠단 설명이다.
무자본 M&A(인수합병) 등 취약분야에 대한 집중점검도 실시된다. 먼저 무자본 M&A 점검 차원에선 '무자본인수→자금조달‧사용→차익실현' 등 단계별로 허위공시와 회계부정, 불공정거래 여부 등을 점검한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무자본 M&A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DART 검토시스템에 무자본 M&A 추정기업(잦은 최대주주 변경, 사모 등을 통한 대규모 자본조달 등) 검색 및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기업 인수자금 관련 공시의무도 강화된다. 차입금인 경우 차입처, 차입기간, 주식 등 담보제공 여부 등을 상세 기재토록 변경하는 게 골자다. 또 대량보유 보고의무(5%룰)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한도를 상향하고, 감경 축소 등을 통해 100만원 이하 소액부과 문제를 개선할 방침이다.
더불어 전환사채 발행을 매개로 한 내부자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부정거래 가능성을 점검하는 동시에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해 일괄·암행점검 등을 벌여 무인가‧무등록 영업, 허위‧과장광고, 보고의무 위반 등도 철저하게 조사한다.
사모 전환사채 발행 시 사전공시를 의무화 해 기존 주주 등이 전환사채 발행을 사전에 알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고, 콜옵션부 전환사채가 최대주주 등의 지분확대 등에 이용될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공시와 행사한도 관련 규제도 강화한다.
더불어 유사투자자문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임원 변경을 할 경우 보고의무를 신설하고, 불법행위 방지를 위한 신고서식도 개선된다. 미등록 투자자문 행위 발생 우려가 높은 매체(인터넷 방송, 카페·블로그 등)를 사용할 경우 개별적인 투자자문 방지수단을 기재해야 하는 식이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이나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현재 형사처벌만 가능한 데서 나아가 과징금 제도가 전면 도입된다.
손 부원장은 "과징금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자본시장 참여 제한 등 실효성 있는 제재수단을 다양하게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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