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스타 좀 참가하세요


온라인 지스타 참가 꺼리는 게임사들…팬들에게 받은 사랑 돌려줘야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게임업계 한해를 결산하고 다가오는 트렌드를 미리 가늠하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0' 개막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예년 같았으면 일찌감치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각 게임사별 주요 출품작이 무엇일지 가늠하는 기대감이 조성될 때지만 지금은 '행사 자체가 제대로 열리기나 할까' 우려 될 정도로 삐걱대는 모습이다. 그만큼 주요 게임사들이 참가를 꺼리고 있어서다.

지난 10일 방송된 지스타TV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지스타 2020의 콘텐츠 파트너사는 8곳에 불과하다. 콘텐츠 파트너는 오프라인 현장이 배제된 채 열리는 올해 지스타의 BTC(이용자대상)관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넥슨, 크래프톤, 네오위즈, 컴투스 정도가 이름을 올렸다.

개막 시점에는 이보다 약간은 늘겠지만 36개국 691개사가 참가했던 전년도 행사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전히 많은 업체 참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미정'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지만 대부분 불참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게임사 없는 게임쇼, 앙꼬 없는 찐빵이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열렸던 지스타는 사람들이 직접 두 발로 대규모 컨벤션을 누비며 신작 게임을 미리 플레이할 수 있는 행사였다. 여기에 각종 사은품과 현장 이벤트를 통해 색다른 재미도 얻어갈 수도 있었다. 올해는 온라인으로 바뀐다고 하니 당장 그 실효성에 우려가 들 수밖에 없다는 점,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반대로 이점도 있다. 일단 부담이 줄었다. 지스타 참가 가격이 예년보다 대폭 감소했고 별도로 현장에 대응할 준비를 할 필요도 없이 신작 영상을 중심으로 행사를 준비하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온라인 지스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열리지 않았던 만큼 누구도 섣불리 흥행 부진을 예단할 수는 없다. 의외의 결과를 받아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올해로 16주년을 맞는 지스타는 단순한 게임 전시회가 아니었다. 그동안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온 게임팬들에게 보답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1년에 한번 게임 업계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내년도 게임의 미래를 살피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했다.

지스타는 또한 게임업계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무대였다. 가령 '4대 중독법'으로 한창 두들겨 맞던 지난 2013년 게임업계가 지스타에서 반대 성명을 외치고 서명운동을 펼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외산 게임의 공세 속에서도 한국 게임의 저력을 확인한 현장도 지스타였다.

이랬던 지스타가 위기다. 게임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 슬그머니 빠지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전시회 명성을 무색케 하고 있다. 모두가 참가 실익을 따지는데 분주한 사이 성공적인 첫 온라인 지스타 개최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글로벌게임산업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으로 열린 게임스컴은 370개 파트너사가 참가할 만큼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쳤다. 내년 행사까지 온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개최를 예고할 정도였다. 결국 모든 것은 하기 나름이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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