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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톳빛으로 담아낸 고독…변시지 개인전 ‘시대의 빛과 바람’


성찰 통해 세계 해석·풍토성 한계 탈피한 제주시절 회화 40여점 선봬

변시지의 개인전 ‘시대의 빛과 바람’ 전경.
변시지의 개인전 ‘시대의 빛과 바람’ 전경.

가나아트와 아트시지재단이 공동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제주로 귀향한 1975년부터 38년간의 제주시절 작업을 선보인다. 황톳빛 노란색이 탈법과 진화를 거쳐 자신만의 고유한 화법으로 완성된 주요 작품 4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아들인 변정훈 아트시지재단 대표는 지난 14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평소 아버지께서 남기신 뜻을 이루기 위해서 아버지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작품에 있는 삶이 마음으로 전달되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변정훈 아트시지재단 대표가 변시지 개인전 ‘시대의 빛과 바람’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변정훈 아트시지재단 대표가 변시지 개인전 ‘시대의 빛과 바람’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1945년 도쿄로 옮겨 아테네 프랑세즈 불어과에 입학한 변시지는 당대 일본 화단의 거장이었던 데라우치 만지로 도쿄대 교수의 문하생으로 입문해 서양 근대미술 기법을 배웠다. 후기 인상파의 표현주의 기법을 익히며 인물화와 풍경화에 집중했다.

한국 출심임에도 불구하고 1948년 일본 최고의 중앙 화단인 ‘광풍회전‘에서 23세의 나이로 최연소 최고상을 수상했다. 24세에는 광풍회의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2007년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작품 2점이 10년간 상설전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1957년 서울대 교수로 초빙돼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고국 서울로 돌아왔다. 한국의 미에 눈을 뜨게 된 그는 창덕궁 비원을 중심으로 작업했다. 당시 비원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밝고 섬세한 푸른색 톤이 특징이다. 이후 제주로 귀향해 화풍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변시지 '폭풍',1989,Oil on canvas,160x130cm [가나아트]
변시지 '폭풍',1989,Oil on canvas,160x130cm [가나아트]

변시지의 화풍은 크게 일본시절(1931~1957), 서울시절(1957~1975), 제주시절(1975~2013)로 분류할 수 있다. 제주시절은 서양화와 동양의 문인화 기법을 융합한 그만의 독특한 화풍이 완성된 시기다. 구도자처럼 그림에 몰두했던 제주시절은 성찰을 통해 세계를 해석하고 현대인의 고독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작가는 제주의 아열대 태양빛이 작열할 때 황톳빛으로 물든 자연광을 발견하는데, 이는 작품의 바탕색이 되고 간결한 먹선으로 화면을 채워 나간다. 황토색 바탕위에 검은 선묘로 대상을 표현해 그만의 독창적인 화법이 완성된다. 소년과 지팡이를 짚고 걷는 사람, 조랑말, 까마귀와 해, 돛단배, 초가, 소나무 등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다.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은 작가 자신이기도 하고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수평선은 변시지에게 꿈과 이상향을 향한 구도의 상징이며 작품의 조형적인 특징을 잡아가는 중심추 역할을 한다.

변시지 '갈래길',1998,oil on canvas,162x130cm [가나아트]
변시지 '갈래길',1998,oil on canvas,162x130cm [가나아트]

그는 “궁극적으로 인간이 가지는 고독함, 저항정신, 자연에 대한 성찰이 잘 표현됐다”며 “제주 지역을 벗어나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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