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안에서 논픽션 다루는 잡지 ‘에픽’ 창간


문지혁·정지향·임현·차경희 편집위원 1년간 준비

서사 중심 문학잡지 ‘에픽’(epiic) 출간 설명회, 왼쪽부터 문지혁 작가, 차경희 고요서사 대표, 임현 작가, 정지향 작가. [다산북스]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다산북스가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는 서사 중심 문학잡지 ‘에픽’(epiic)을 내놓는다. 내러티브 전문 문예지를 표방하는 ‘에픽’은 기존 문학잡지의 근엄성 탈피하고자 한다. 논픽션과 픽션 간, 순수문학과 장르문학 간 장벽을 허물어 새롭고 젊은 문학의 장을 마련한다는 게 핵심 콘셉트다.

‘에픽’ 편집위원인 문지혁·정지향·임현 작가와 차경희 문학서점 고요서사 대표는 창간호 발행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간 설명회를 진행했다.

문지혁 작가는 “편집위원이 확정돼서 책이 나오기까지 1년 걸렸다”며 “단순히 원고를 청탁하고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허구와 진실에 관한, 픽션과 논픽션에 관한 공부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임현 작가는 “‘에픽’을 통해서 독자들과 소통하고 확장하고자 하는 논픽션을 기존의 비문학적인 개념이 아니라 문학 안에서 다뤄보고자 한다”며 “픽션 자체가 보완하지 못하는 한계들을 논픽션이 보완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서사 중심 문학잡지 ‘에픽’(epiic) 출간 설명회, 왼쪽부터 문지혁 작가, 차경희 고요서사 대표, 임현 작가, 정지향 작가. [다산북스]

명사로는 ‘서사시’ ‘서사 문학’, 형용사로는 ‘대규모의’ ‘뛰어난’ ‘광범위한’ 등의 뜻을 지닌 단어 ‘에픽’(epic)에 모음 ‘i’를 하나를 덧붙인 제목은 ‘서사란 하나의 내(i)가 다른 나(i)와 만나는 지점에서 비로소 생겨난다’는 의미다.

잡지는 제목 그대로 하나의 세계가 다른 세계를 만나 벌어지는 화학 작용을 다루는 이너 내러티브 ‘i+i’를 시작으로, 전통적인 의미의 서사인 픽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다루어져 온 크리에이티브 논픽션을 두루 다루고자 한다. 논픽션에는 르포르타주, 메모어, 구술록 등 여러 세부 장르가 포함된다.

리뷰도 한 권이 아닌 서로 연결된 두 권을 다루는 1+1 방식으로 소개된다. 가상의 누군가를 만나는 버추얼 에세이 ‘if i’도 마련된다. 픽션 파트에서는 기존의 문단 중심 단편소설뿐 아니라 장르문학을 편견 없이 함께 다룬다. 책 말미에는 그래픽노블을 통해 각 권의 제호에서 비롯된 또 다른 상상력을 살펴보기도 할 계획이다.

정지향 작가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소설 속에서 더 많이 접하고 싶었던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일부러 픽션과 논픽션이 겹치는 중간지점들을 뒤섞어놓은 부분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따라가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임현 작가는 “우려하고 고민한 부분은 ‘논픽션 서사가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갈까’였다”며 “‘어떻게 논픽션 서사가 문학이라는 걸 인식시켜줄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독자들이 이 이야기에 참여하고 읽어줄 때 가능할 거라고 본다”며 “읽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분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서사 중심 문학잡지 ‘에픽’(epiic) 창간호 표지. [다산북스]

차경희 대표는 “기존의 문예지 독자나 평단 안에서 어떤 반응이 있을지 조심스럽기도 하고 궁금하다”며 “투고의 장이 열려있기 때문에 독자나 기존의 비문학 필자라고 선입견으로 구분지어졌던 필자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뒀다”고 강조했다.

문지혁 작가는 “모든 좋은 책에는 여백과 빈칸이 있다”며 “우리가 1년을 준비해왔지만 완벽하진 않을 것이다, 그 부분을 독자가 채워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우리 잡지의 제일 중요한 임무는 허들을 낮추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문학과 독자 사이, 픽션과 논픽션 사이, 저자와 비저자 사이 허들을 낮춰서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잡지가 되면 좋겠다”고 보탰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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