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비자 외면하는 식품업계, 뱃속만 채우면 장땡?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최근 식품업계가 잇따라 제품가격을 인상했다. 각종 식자재의 가격이 올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식품업계의 설명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곳곳에서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장바구니 물가 인상이 각 가정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즉석밥 3종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오뚜기의 즉석밥 3종은 작은밥(130g), 오뚜기밥(210g), 큰밥(300g)이고, 오뚜기밥 기준으로 710원에서 770원으로 올랐다.

[오뚜기]

롯데제과 역시 목캔디와 찰떡파이의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하기로 했다. 작은 상자에 들어 있는 목캔디는 권장소비자가격 기준으로 800원에서 1천원으로 200원 오른다. 대용량 제품들은 가격을 유지하고 용량만 축소한다. 둥근 용기 타입의 목캔디는 137g에서 122g으로, 대형 봉 타입은 243g에서 217g으로 축소한다.

롯데제과의 나뚜루 파인트와 컵 아이스크림 가격 역시 평균 10.5% 올랐다. 바와 컵은 3천900원에서 4천300원, 콘은 3천800원에서 4천300원, 파인트는 1만500원에서 1만1천600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앞서 지난 6월 롯데푸드도 편의점에 납품하는 뽀모도로 스파게티 가격을 3천800원에서 4천300원으로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월 일부 음료의 편의점 납품가를 인상했다. 밀키스, 핫식스, 사각사각 꿀배는 200원씩 올랐고, 트레비와 아이시스8.0은 100원 인상됐다.

5월에는 김치 가격이 올랐다. 대상의 종가집 '시원깔끔포기김치'(3.3㎏) 가격은 4년 만에 5.7% 올랐고,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포기배추김치'(3.3㎏)도가격이 3% 인상됐다.

우유 원유가격은 올해에는 동결됐지만, 내년 8월부터 ℓ당 21원이 오른다. 이에 따라 원유 가격은 현재 ℓ당 926원에서 ℓ당 947원으로 인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활용한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종류는 달라도 가격 인상에 대한 업체들 입장은 한결같다.

이 때문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식품업계의 가격인상 근거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롯데제과는 가격인상 요인에 대해 각종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판촉비 등의 상승으로 경영 제반 환경 악화라고 밝혔지만 이 설명이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불합리한 가격 인상은 다른 제과업계의 연쇄적 가격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격 인상에 나선 업체들은 소비자물가 및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먹거리가 생활과 가장 밀접한 품목이라는 점에서 서민층의 체감 물가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물가 감시로 인해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업체들이 무더기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한다.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자료나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식품 가격 인상이 정말 고육지책이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서민들 입장에서는 기업이 경영 관리로 인한 실적 부진을 소비자에게 떠넘겼다는 괘씸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한편에서는 서민 지갑이 얇아지는 만큼 기업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푸념도 나온다.

제품의 가격을 무조건 인상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원재료 하락이나 비용 감소 등에는 '나 몰라라'하고 있다가 고육지책을 핑계로 1년 또는 2년, 주기마다 습관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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