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방울 마르는 패턴 이용한 신속 진단키트 개발


KAIST 정현정 교수,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 개발

(상단 왼쪽)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의 모식도. (상단 가운데) 병원균 종류에 따라 형성된 커피링 패턴의 음영 값을 나타낸 히스토그램. (상단 오른쪽) 검출 결과를 렌즈가 장착되지 않은 (위), 그리고 렌즈가 장착된 (아래) 스마트폰 카메라로 캡쳐한 이미지. (하단) 병원균 유전자물질 농도에 따른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의 결과. 젭토몰 농도 이하 (~ 0.2 zM)에서도 높은 민감도로 검출이 가능함을 보임. [KAIST]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탁자에 떨어진 커피 방울이 마르게 되면 입자들이 가장자리로 모이면서 고리 모양을 형성한다. 콜로이드 용액의 이러한 특징을 활용해 감염성 병원균을 현장에서 육안으로 신속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시료 용액에 병원균이 있으면 고리가 생기지 않게 만든 것으로,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곳에서 분자진단(RT-PCR) 같은 고가의 정밀한 장비 없이도 신속하게 감염병을 검출, 진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KAIST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은 감염성 병원균을 현장에서 신속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i-CoRi, isothermal coffee ring assay)'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커피링 효과'란 커피와 같은 콜로이드 용액이 사물 표면에 떨어졌다 증발하면서 특징적인 고리(ring) 모양이 생기는 효과를 말한다. 콜로이드 용액이 기판 표면에서 증발할 때, 표면장력과 모세관 운동에 따라 콜로이드 입자들이 이동해 특징적인 고리 모양을 형성한다. 입자에 따라 생기는 패턴을 분석하고 조절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KAIST 연구팀은 시료에 표적 유전자 물질이 존재할 경우 미세입자와 유전자 물질이 서로 응축하도록 유도해 고리 모양의 패턴이 형성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병원균을 감별해 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또한 미세입자에 의해 나타나는 공간 패턴의 이미지를 판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정립해 커피링 형성에 따라 감염여부를 자동판독할 수 있는 진단키트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상온에서 육안으로 병원균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감별하고 고감도로 검출이 가능하며 RT-PCR 등 기존 분자진단 기술처럼 고가의 정밀한 장비가 필요없다. 병원균의 내성 종류를 선택적으로 정확하게 검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모바일 진단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또 커피링 현상을 증폭할 수 있는 기술을 융합해 표적 DNA 물질이 미세입자(직경 0.1~10 마이크로미터 가량) 크기로 응축되도록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젭토몰 농도 이하에서도 병원균 표적 물질을 육안으로 검출할 수 있게 했다. 1 젭토 몰 농도는 용액 10 cc에 분자 6개가 존재하는 농도로, 기존의 현장 진단키트의 경우는 1 젭토 몰 농도의 약 1천배 이상의 표적 물질이 존재해야 검출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기술은 신속하고 높은 선택성과 민감도를 지니고 있어 유전자상 2개 염기의 차이를 구별하며 분석 장비의 필요없이 30분 이내에 항생제 내성 유전자 검출과 함께 혈청 등 복잡한 시료에서도 검출이 가능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정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은 진료소나 클리닉 등에서 병상 분석을 위해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을 진단하는 데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AIST 정현정 교수(맨 오른쪽)와 연구팀 [KAIST]

KAIST 생명과학과 강유경 박사가 제1저자로,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임산해,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 류제성 학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 Bioelectronics)' 온라인에 9월 6일 게재됐다. (논문명: Simple visualized readout of suppressed coffee ring patterns for rapid and isothermal genetic testing of antibacterial resistance)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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