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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00日 유통街] 꽁꽁 언 패션·뷰티업계…명품만 '후끈'


오프라인 채널 막히고 외출 줄며 타격…재고면세품 판매에 명품만 '맑음'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패션·뷰티업계에게는 악몽과도 같았다. 주력 오프라인 채널 대부분이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며 실적에 치명타를 입었다. 반면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명품 시장은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2분기 매출 3천770억 원과 영업이익 1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90% 줄어든 수준이다. 상반기 총 매출은 7천34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6%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300억 원에 달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여성복, 캐주얼 등 주력 사업 분야가 코로나19로 인해 야외 활동이 줄어든 데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소비 위축 영향이 지속돼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며 "그나마 동행세일, 긴급재난지원금 등으로 상황이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는 패션·뷰티업계에 '악몽'으로 작용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코로나19 사태는 패션·뷰티업계에 '악몽'으로 작용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삼성물산 패션부문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 최근 증권업계 컨센서스에 따르면 LF·한섬·휠라 등 주요 패션업체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2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이후 내수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업이익 또한 부진할 것이라는 예측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뷰티업계 또한 상황이 다르지 않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1천808억 원, 영업이익 36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 67% 줄어든 것이다. 국내 매출은 같은 기간 26% 줄었고 해외 매출도 21% 하락하며 이중 타격을 입었다.

61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라는 신화를 쓴 LG생활건강도 마찬가지였다. LG생활건강의 뷰티 사업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1천78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1.1%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력 채널인 면세점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데 따른 타격을 양사 모두 피하지 못했다.

반면 명품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에도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분석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에서 해외 유명브랜드의 매출 추이는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19.4% 하락을 겪은 후 ▲4월 8.2% ▲5월 19.1% ▲6월 22.1% 성장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롯데백화점이 진행한 재고면세품 오프라인 판매 행사인 '면세명품대전'이 진행된 각 점포 앞에는 개점 수 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또 신세계·신라면세점이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진행한 온라인 재고면세품 판매도 수 차례 서버 다운을 일으킬 만큼 높은 인기를 끌었다.

롯데백화점의 '면세명품대전' 오프라인 행사는 '오픈런'을 불러왔다. 사진은 지난 6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 광장. [사진=아이뉴스24 DB]
롯데백화점의 '면세명품대전' 오프라인 행사는 '오픈런'을 불러왔다. 사진은 지난 6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앞 광장. [사진=아이뉴스24 DB]

업계는 명품 시장이 하반기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늘길이 막히며 여름 휴가를 해외에서 즐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확보된 예산이 명품 소비에 사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3분기 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서 백화점은 전분기 61에서 93으로 오르며 전 업태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패션·뷰티업계의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위한 키 포인트로는 '온라인'과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산업이 급성장하며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져서다. 또 이 과정에서 기존에 이커머스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중장년층 이상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도 일어났다. 이에 이들을 주력 소비자로 삼는 패션·뷰티업계의 변화도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업계의 대응책 마련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빈폴액세서리'를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시켰다. LF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자사몰 'LF몰'을 종합쇼핑몰로 진화시키고 있다. 또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네이버, 무신사 등과 연이어 손을 잡으며 디지털 활로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금 당장 진정되더라도 사회 안정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패션업계의 불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 부문을 육성하고 타 업종과의 콜라보 작업을 진행하는 등 신성장동력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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