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익률 4.3%…'국민재테크' ELS, 왜 손볼까

코로나 여파로 금융시장 큰 충격 유발…"시스템리스크 원천차단"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저금리 기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로 몸집을 불려온 주가연계증권(ELS)에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근본적으론 ELS 등 이들 파생결합증권이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를 야기할 고리를 원천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자본여력이 안 되는 증권사엔 ELS에 대한 부채비율을 가중하고, 헤지자산에는 분산투자를 유도하는 식이다.

3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ELS,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DLS(파생결합증권), DLB(파생결합사채) 등 국내 파생결합증권 발행규모는 2010년 22조4천억원에서 2016년 101조3천억원으로 6년새 4.5배 급증했다. 이후로도 100조원대를 유지하며 지난 4월말 기준 107조8천억원까지 확대됐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조성우 기자]

기초자산 가격의 변동에 따라 미리 정해진 방식으로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로 한 때 '국민재테크 상품'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ELS의 평균 수익률은 4.3%에 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같은 유례없는 악재는 파생결합증권에서 간과된 리스크였다. 결국 지난 3월 국내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증권사가 과도하게 발행한 ELS는 국내 외환시장과 단기자금시장에 큰 충격을 유발했다. 해외 선물과 옵션 가격이 급락하자, ELS 등에 투자한 증권사들에게 조(兆) 단위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이 들어오면서다.

증권사들은 지난 3월 한달 동안에만 해외 거래소에 10조1천억원에 이르는 외화증거금을 송금했다. 당장 자금 마련이 급해지면서 보유하고 있던 기업어음(CP)과 환매조건부채권(RP)을 국내 시장에 팔아 달러로 환전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주요 헤지(Hedge·위험회피) 자산의 하나이던 여전채까지 대규모로 팔아치우면서 중소기업 줄도산 우려마저 야기됐다.

증권사들이 매도한 채권을 달러로 대규모 환전하면서 환율도 폭등했다. 실제 연초 1천150원 수준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19일 최고 1천296원까지 뛰었다. 시장에서는 당시 600억달러(72조원)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아니었다면 외환위기가 닥쳤을 것이란 지적이 잇따랐다.

[자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전일 내놓은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은 바로 이 같은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자기자본이나 자산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ELS를 발행하는 경우 부채로 더 많이 잡히게 해 제2의 '마진콜 사태'를 방지하고, 파생결합증권 기초자산과 헤지자산의 통화 미스매치, 여전채 집중현상을 완화토록 분산운용 규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앞으로는 자기자본 대비 파생결합증권 발행규모가 클수록 레버리지 비율 분자에 반영하는 부채금액이 가중된다. 자기자본 대비 원금 비보장형 ELS 등 발행잔액이 50~100%인 증권사는 부채로 반영되는 비율이 현재 100%에서 내년 말 113%, 2022년 125%까지 확대된다. 발행잔액이 자기자본의 200%를 초과하는 경우엔 2022년 부채 반영 비율이 200%로 현재의 두 배가 된다.

ELS 자체 헤지자산에는 연말까지 10%, 2022년부터 20% 이상으로 외화자산 편입 비중을 높이도록 의무화했다. 반면 여전채 편입 비중은 2023년까지 10%로 낮출 계획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ELS 마진콜이 증권사의 유동성 문제로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나타났고, 이번 규제 강화 조치로 이어졌다"며 "다만 강화된 기준 아래서도 증권사 대부분은 규제 수준을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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