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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어른이 원했던 어린이 유튜버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어른도 한 입에 먹기 힘든 음식을 입 안에 넣으며 먹방을 선보이는 아이, 다이어트 고민을 토로하는 아이, 협찬 물품을 들고 특장점을 알리는 아이….

그동안 유튜브에서 논란이 됐던 어린이 유튜버들의 모습이다. 올 초부터 유튜브가 어린이가 출연하는 영상의 댓글, 광고를 제한했지만 아직도 이같은 콘텐츠의 일부는 현재 진행형이다.

선정적인 어린이 개인방송은 플랫폼 업체가 댓글을 막더라도 SNS, 포털 실검을 타고 어른들의 화젯거리가 된다. 물론 욕을 하든 지지를 하든 그 영상의 조회 수는 쑥쑥 올라간다.

어른들의 냉혹한 평가 잣대를 통과하는 어린이 주연의 영상도 간혹 있다. 일상을 공개하는 '브이로그'가 대다수인데 이 영상을 찍었을 부모나 제작자가 아이에게 촬영 의도를 알리고 동의를 받았을지는 모르겠다.

물론 영상 속 아이는 촬영 동의를 했든 안했든 착하고 귀엽지만 어른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캐릭터로 사랑 받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인터넷 개인방송에 출연하는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지침'에서 '아동의 3시간 연속 생방 금지'가 눈에 띄었지만 반드시 지켜졌으면 하는 대목은 '사전에 제작 취지와 성격, 유통 플랫폼, 수익 관련 사항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사전 동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조항이다. 보호자나 제작자는 이제부터라도 아이에게 촬영 취지, 방식, 편집 방향 등을 상세히 알려야 한다.

아이가 촬영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이라면 동영상을 게재하지 않는 편이 낫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더라도 본인이 동의하지도 않은 영상으로 커뮤니티에 오르내리고 여러 사람에게 회자되는 건 잔혹한 일이다.

방통위의 지침은 어디까지나 지침이다. 법적인 강제성이 없어서 아이의 보호자, 제작자가 자율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사안이다.

어른들이 이 지침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린이 개인방송 규제 법안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법으로까지 못 박아야 어린이 인권이 보호되는 세상, 너무 끔찍하다. 어른이 원했던 어린이 유튜버 시대는 이쯤에서 막을 내렸으면 좋겠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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