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필 변호사의 법통] 아동학대? 과실치상?…의도 여부가 판단기준


[아이뉴스24] 가정방문 보육서비스 업체를 통해 1세 유아의 보육을 맡게 된 A씨. 평소 꼼꼼하게 아이를 돌봐 고객들에게 평이 좋았던 A씨였으나, 전날 지방의 친가에 다녀오며 늦은 귀가로 인한 피로에 젖병을 데우던 중 깜빡 졸음에 빠지고 말았다.

울음소리에 졸음에서 깬 A씨, 아이가 테이블보를 당겨 젖병을 데우던 뜨거운 물을 뒤집어쓴 것을 발견했지만 이미 사고가 일어난 후였다. 아이의 부모는 A씨를 아동학대·방임 혐의로 고발했다.

A씨는 아동학대·방임으로 처벌을 받을까?

법리의 해석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A씨는 아동학대가 아닌 업무상과실치상 혹은 무혐의로 봐야 할 것이다. 아동학대의 쟁점은 ‘가학적’ 행동이었는지, ‘반복적’인 학대행위인지로 볼 수 있다.

위의 상황에서 A는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 아이를 보호 없이 홀로 두었으나 그 행위가 학대를 목적으로 하거나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어린이집 교사가 말을 안 듣고 울기만 하는 아이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도망가는 아이를 제지할 목적으로 아이의 팔을 잡았다. 그런데 도망가려는 힘 때문에 아이의 팔에 멍이 생겼다.

이 경우에도 아동학대로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다만, 그러한 제지 또는 훈육 행동을 수시로 했다면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아동의 보호자에 대하여 아동복지법 제5조(보호자 등의 책무)에 따라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을 가정에서 그의 성장시기에 맞추어 건강하고 안전하게 양육하여야 한다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 고통을 가하여서는 아니 된다 ▲모든 국민은 아동의 권익과 안전을 존중하여야 하며, 아동을 건강하게 양육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에 따라 아동학대는 특정한 학대행위를 뜻하는 것이 아닌 상습적으로 보호자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19년 4월 청와대 청원으로 알려져 부모들의 공분을 샀던 사건이 있었다. 정부의 지원으로 맞벌이 가정의 아이돌보미를 하던 50대 여성이 14개월 영아를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은 것이다.

6년여 간 아이돌보미로 근무하던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자신의 행위가 학대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고, 훈육 차원이었다’라고 말했으나, 조사결과 34건의 폭행이 인정되어 결국 구속된 상태로 재판까지 받았다. 김씨는 결국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처벌의 여부와 경중은 사건을 다양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 하지만 아동학대 범죄는 본인이 처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에 미숙한 아동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행위라는 점에서 매우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인 공감대라 할 수 있다.

혹여 뜻하지 않게 관련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법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고 해당 사건에 학대의 목적이 없었음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좋다.

/윤재필 법무법인 제이앤피 대표변호사

▲ 제35회 사법시험 합격, 제25기 사법연수원 수료 ▲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부부장검사 ▲ 청주지검 제천지청장 ▲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각 강력부 부장검사 ▲ 서울북부지검, 의정부지검, 수원지검 안양지청 각 형사부 부장검사 ▲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산지검 서부지청 각 차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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