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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처음 만나는 대규모 광주 목판화전…‘민주주의의 봄’


5·18 40주년 특별전 메이투데이…내달 3일 아트선재센터 개막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광주의 작품을 우리나라 전체에서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고 동시에 80년대 타지역의 목판화와 광주의 작품이 서로 소통하면서 당시 목판화의 미술사적·미학적·사회적 특징들을 연구하고 디테일을 밝혔으면 했습니다.”

김진하 나무아트 관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광주비엔날레의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 ‘메이투데이’(MaytoDay) 서울전시 ‘민주주의의 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기획 참여 의도를 밝혔다.

 [광주비엔날레 사무국]
[광주비엔날레 사무국]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광주와 전국에 80년대 목판화운동이 만나는 장을 40여명의 작가 200점, 기타자료 200점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렵게 됐다”며 “그 중 목판화 섹션으로 일부라도 광주 작가들을 먼저 소개하는 기회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목판화 섹션 1부 ‘항쟁의 증언’은 1980년부터 1990년 사이에 광주에서 제작되고 소통됐던 작품으로 광주 작가들로만 구성됐다”며 “2부는 ‘운동의 기억’이란 주제로 광주 이외 전국의 작가들이 목판화를 통해서 문화운동을 벌였던 80년대의 작품들을 전시할 계획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이번에 ‘항쟁의 증언’에서 광주 작가들의 작품 50점은 내놓지만 ‘운동의 기억’은 코로나19로 생략됐다”며 “다음 기회에 광주뿐 아니라 전국의 작가들이 80년대 목판화를 통해서 예술이 한 시대를 기억하고 고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바람을 보탰다.

 [광주비엔날레 사무국]
[광주비엔날레 사무국]

서울 전시를 기획한 독일 출신의 우테 메타 바우어는 이날 화상 연결 방식으로 간담회에 참여했다. 그는 “큐레이팅 요청을 받았을 때 놀랐다”며 “외국인으로서 이런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는 데 함께하는 게 영광”일고 밝혔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이 광주라는 도시뿐만 아니라 한국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덧붙였다.

이어 “광주와는 인연을 다양하게 맺고 있다. 광주에 방문을 할 때마다 5·18과 광주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됐다”며 “그 가운데는 무서운 얘기들도 있었지만 희망을 주는 얘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그것이 무엇이든 국제적인 파장을 가지고 있다”며 “외국인으로서 그러한 사건들을 알게 되면 그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억압을 받는 사건이라면 연대를 표하고 지지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기획의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광주 5·18 직후에 만들어진 민주미술작업까지 살펴보는 것이 무척 중요했다”며 “여러 세대의 다른 시기에 한국작가가 만든 작품들을 보여줬다”고 답했다.

이어 “이것을 확장하면 해외작가들이 여러 가지 정치적 억압에 대해서 보여주는 작업까지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과정들을 큐레이터로서 하나의 여정과 같이 간주하면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부연했다.

 [광주비엔날레 사무국]
[광주비엔날레 사무국]

2006년 제6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오형근 작가가 선보였던 ‘광주이야기’의 연작 시리즈들이 당시 보도사진들과 배치돼 재현과 실재의 경계를 넘나들도록 이끈다. 2002년에 출품해 가상의 영화 ‘광주탈출’을 설정하고 영화의 포스터와 회화를 전시했던 박태규 작가의 작품은 새롭게 제작된 포스터와 함께 전시된다.

제10회 광주비엔날레의 개막식 생중계 퍼포먼스로 공개되며 역사의 비극을 목도하게했던 임민욱 작가의 작품은 기록영상으로 재편돼 다시 공개된다. 제11회 광주비엔날레의 출품작으로, 네 명의 유령이 등장해 민주화운동의 실체를 좇는 쿠어퍼라티바 크라터 인버티도의 영상작업과 설치작업도 볼 수 있다.

구 전남도청 광장에서 모티브를 얻어 기획한 2층의 전시공간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파편화된 기억들을 한 데 엮어 현재의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역사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으로 작용한다. 1980년의 현장자료들과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서있었지만 정작 기록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잊힌 이름 없는 사람들을 소환하는 작업들을 선보인다.

 [광주비엔날레 사무국]
[광주비엔날레 사무국]

노순택 작가의 ‘망각기계’는 민주화운동 당시 사망한 이들이 묻힌 광주 옛 묘역의 영정사진들을 작가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 동안 시간적 간격을 두고 촬영한 이미지들을 보여준다. 2018년 제12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백승우 작가의 ‘연상기억법’은 구 국군광주병원의 현재의 이미지를 아카이브로 구축해 흔적을 통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민주주의의 봄’은 아트선재센터에서 다음달 3일 개막해 7월 5일까지 열린다. 제2의 전시장소로 선정된 나무아트에서는 다음달 30일까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후 대만과 독일, 아르헨티나의 전시가 가진 서사들과 만나 9월 초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에서 확장 전시될 예정이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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