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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화·예술의 힘 받을 때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이제는 우리 사회가 코로나19에 대해서 어느 정도 대응을 할 수 있게 됐고 좋은 프로그램을 놔둘 수만은 없어서 과감하게 발표하게 됐습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지난 26일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며 자신 있게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서 멈췄던 문화행사들이 차츰 재개되고 있다. 대부분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을 위한 ‘위로’ ‘치유’ ‘응원’ 등이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 시국이고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순 없지만, 이젠 각자 생활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사회·경제활동을 한다. 달라진 환경 속에서 일상생활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삶의 정신적 부분을 담당하는 문화·예술은 혼란한 시기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예술가들과 공연계·문화사업 종사자들이 위기 속에서 의지를 불태우는 이유다.

여러 공연·전시·행사들이 다시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취소했던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는 공연장을 옮겨 10주년 기념공연을 결정했고, 국립극단 연극 ‘화전가’와 70주년 기념전시 ‘연극의 얼굴’도 재개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와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전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모두의 소장품’ ‘레안드로 에를리치: 그림자를 드리우고’ 등은 기간을 연장했다.

취소를 고민하고 내부논의 중이던 작품들은 계획대로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회 분위기를 의식해 눈치만 보던 홍보·마케팅 활동이 국립문화시설의 서비스 시작과 함께 활발해진 점도 눈에 띈다.

침체됐던 국내 공연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공연계 매출액은 86억원으로 지난달(47억원)보다 1.8% 올랐다. 다음달엔 대극장 뮤지컬 ‘모차르트!’ ‘렌트’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이 개막해 매출액 상승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최근 만난 공연 관계자들과 배우들은 하나같이 “요즘 같은 시국에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어느 때보다 관객의 소중함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생계활동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안심의 발언이 아니었다. 이 시기, 예술계 종사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 답답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힘을 주겠다는 책임감이 강하게 드러났다.

공연장과 미술관·박물관 등의 시설에서는 이용객에 대한 발열검사를 실시하고 개인위생과 이용자 정보(이름·연락처) 확인을 필수로 하고 있다. 시설 이용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 수칙을 지켜야 한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선 이 같은 약속은 이제 매우 당연하다.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사회 속 약속을 확실하고 철저하게 지키면 문화생활도 어렵지 않다. 현장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은 분명 있다. 가끔이나마 코로나19로 쌓인 정신적 피로를 문화·예술로 푸는 건 어떨까. 단 내 신체 컨디션에 문제가 없고 장시간 마스크를 쓰는 것이 가능한 상황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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