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롯데온은 어쩌다가 '속 빈 강정'이 됐나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상품 검색도 제대로 안 되고, 결제를 하다가 다운되는 온라인 쇼핑몰은 처음 본다. 3조 원을 어디에 들인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지난달 말 롯데쇼핑이 이커머스 시장 정복을 목표로 론칭한 '롯데온'이 차가운 초기 반응에 직면해 있다.

유통업계 1위라는 롯데의 명성과, 7개 계열사를 하나로 묶어 '한국판 아마존'을 목표로 한다는 야심찬 포부와 달리 막상 나타난 결과물의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속 빈 강정'과 같다는 평이다.

실제 롯데온은 론칭 직후 완성도 문제를 보였다. 출시 첫날부터 애플리케이션(앱)의 작동이 멈추거나 접속이 끊겼고, 이후에도 잦은 서버 다운 현상을 일으켰다. 또 지난 10일 2천만 개의 상품을 등록한 이후에는 검색 엔진의 문제로 인해 제대로 상품을 찾을 수 없다는 불만이 이어지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야심차게 론칭한 '롯데온'의 초기 시장 반응이 차갑다. [사진=롯데쇼핑]

업계는 롯데온의 이 같은 상황의 원인을 내부 요소에서 찾고 있다. 아직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이커머스 시장의 급성장에 긴장한 상층부가 롯데온의 론칭을 밀어붙였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달 있었던 롯데온 론칭 간담회에서 물류와 일부 계열사 통합은 시간을 두고 차차 진행하겠다고 밝혀 롯데온의 실효성에 의문을 자아냈다. 또 최저가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적가'를 내세우겠다고 밝힌 방침은 시장을 얕보고 있다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IT 전문 회사가 아닌 만큼 초기 오류는 예정된 일이었지만, 검색 기능마저 완성되지 않은 플랫폼을 내놓은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후발 주자로서 충분히 준비할 상황이 있었음에도 결과물이 이 같은 상황이라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은 검색 등 더 큰 이슈에 가려져 있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온의 텍스트 위주 상품 소개, 여러 채널의 정보를 한 번에 제시하는 기능 등은 현재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7개 계열사를 통합해 최적 제품을 추천하는 기능은 소비자에게 단순히 상품 수가 기존보다 적어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적화된 사용자 경험은 지속적 사용을 이끌며, 결과적으로 플랫폼 종속을 불러온다. 반면 불편한 사용자 경험은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의 이탈까지 불러올 수 있다. 지금의 롯데온이 쿠팡·SSG닷컴 등 경쟁사 대비 '절대우위'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이 더욱 치명적인 이유다.

롯데쇼핑은 하루 빨리 롯데온을 개선해야 한다. 고객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UI 직관성을 높이는 조치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며, 구체적 물류 통합계획 등도 마련돼야 한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겉보기에만 그럴듯 한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다.

'2023년 매출 20조 원', '이커머스 업계 1위' 등 찬란한 비전은 누구나 이야기 할 수 있다. 다만 이를 현실화시키는 것은 비판에 대한 겸허한 수용과 빠른 개선, 유연한 조직문화에서 나오는 내부 혁신 등 '아무나 할 수 없는 노력'일 것이다.

이현석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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