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1교시 수업 시작 10분전. 아직 여유도 있겠다 잠도 깰 겸 편의점에서 캔커피를 하나 집어든 경영학과 2학년 박경영 씨. 그런데 줄이 길어도 너무 길다. 설상가상으로 계산을 하는 점원도 온 지 얼마되지 않아 포스기기 조작이 능숙하지 못하다. 그렇게 1분, 2분. 식은땀이 난다. 이러다 수업에 늦을 수도 있다.
그 때 박씨 옆으로 한 학생이 캔커피를 집어 들고 걸어간다. 정체 모를 모니터 앞에 다가선 그는 화면을 보고 대뜸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나선 쿨하게 편의점을 빠져나간 그 학생. "쟤 뭐지?"
결제 패러다임 대격변의 한 가운데 신한카드가 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6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안면 인식 결제 상용화를 이뤄냈다. 신한카드가 내놓은 얼굴인식 결제 서비스 '페이스페이(Face Pay)'를 체험해보기 위해 지난 22일 서울시 성동구 한양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했다.
◆촉망받던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한양대 상륙
안면 정보를 한 번만 등록하면, 실물카드를 들고다니지 않아도 페이스페이가 지원되는 곳이라면 결제가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해 10월 이같은 혁신성을 인정해 페이스페이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5월 '코리아 핀테크위그 2019'에서 페이스페이를 시연한 후, 8월부터는 신한카드 본사 내 식당·카페·편의점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수개월에 걸친 개발과 테스트 끝에 지난 9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캠퍼스 내 16곳에 페이스페이 시스템을 구축했다.
◆'페이스페이' 버튼 누르고 얼굴 가까이 대면 결제 완료
페이스페이를 이용하려면, 당연하지만 본인의 얼굴 정보부터 등록해야 한다. 일단 캠퍼스 내 동문회관에 위치한 신한은행 한양대 지점에 들렀다.
얼굴 정보는 '신한 페이스페이 등록기'라는 무인 키오스크를 통해 등록하면 된다. 메인 화면의 등록 시작 버튼을 누르니 해당 서비스와 관련된 약관 동의 화면이 나왔다. 모두 동의하면 본인이 갖고 있는 신한카드 실물을 리더기에 꽂거나 또는 신한카드 앱인 '신한 페이판'에서 생성된 바코드를 스캔하라고 한다. 마침 지갑 속에 실물 체크카드가 있어 지시하는 대로 진행했다.
카드 정보를 등록한 후엔 휴대폰 또는 신용카드 인증을 통해 본인 확인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간단하게 휴대폰 문자 인증을 택했다. 이후 페이스페이에서 사용할 비밀번호 4자리를 등록했다.
드디어 대망의 '얼굴 정보 등록'. 안경을 쓴 탓에 인식하는 데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키오스크는 생각보다 쿨했다. 2초도 안 돼 사용자 정보 등록이라는 문구가 화면에 떴다. 이벤트 기간이라며 영업점 직원으로부터 '미니언즈 다이어리'를 받았다. 얼굴 정보 등록까지 걸린 시간은 2분 남짓.
얼굴정보 등록을 마쳤으니 이제 실제 행동에 옮길 때다. 마침 점심도 거른 상태라 학생복지관에 위치한 학생 식당에 들렀다. 학생식당 입구엔 무인 식권 자판기가 여러 개 있었다. 페이스페이를 지원하는 키오스크는 가장 왼쪽에 위치했다.
내친김에 아래층 편의점에서도 결제를 진행해봤다. 학생식당처럼 편의점에도 무인 판매기가 있었다. 스캐너에 구매할 물건의 바코드를 읽힌 후, 안면인식 결제 버튼을 눌렀다. 좌측에 위치한 페이스페이 단말기의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인증하니 결제가 완료됐다.
바로 옆에서 실물카드로 결제한 한양대 학생은 "이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데, 이런 기능이 있었는지 몰랐다"라며 "조만간 얼굴 정보를 등록해 실제로 이용해 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페이스페이는 바이오 결제 시장 여는 신호탄"
지난해 은행권에선 '정맥 정보'가 대세로 통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해 4월 손바닥 정맥 인증을 통해 영업점 창구에서 예금을 지급하는 '손으로 출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손바닥의 정맥 패턴을 고객 고유의 정보로 인식하는 방식인데, 서비스를 이용하면 통장·인감도장·비밀번호 없이 예금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은행권에선 스마트ATM이라 불리는 디지털키오스크(스마트텔러머신)에 정맥 인증 기능을 탑재해,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대다수의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 중 지급 결제 부문에서 생체 인증 기술을 상용화 시킨 건 신한카드가 최초다. 향후 신한카드는 페이스페이를 기반으로 바이오 결제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 페이스페이는 향후 펼쳐질 바이오 결제 시장의 신호탄과 같은 서비스다"라며 "페이스페이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가맹점 인프라 확장을 위한 제휴 관계 강화를 통해 페이스페이가 미래의 결제 표준이 되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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