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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코리아 ③] 코로나19 특수 맞은 온라인…제2의 쿠팡은 누구


신세계·롯데 이어 네이버까지 '각축전'…일각에선 관리역량 지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유입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우리 일상은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확산 공포는 당장 사람 간 접촉을 꺼리게 했다. 외출을 자제하기 시작하면서 거리에는 사람들이 사라졌고, 오프라인 매장에 넘쳐나던 인파는 뚝 끊겼다. 소비 주체인 사람들이 외출을 줄이면서 당장 소비 문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집에서 모든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홈코노미시대의 개막은 신호탄인 셈이다. 이에 아이뉴스24에서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격변기를 맞고 있는 유통시장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코로나19 확산 후 유통업계는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공존하는 시대를 살게 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등으로 외출이 줄어들면서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깊은 한숨을 내뱉는 반면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 유통업체는 호기를 맞고 있다.

하루 일과 중에 이커머스 애플리케이션을 여는 일은 일상화됐고 이커머스업계는 밀려오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빠르게 배송 시스템을 정비해 적시 배송을 가능케 함으로써 우리나라가 타국과 달리 코로나19 사태에도 사재기 등의 문제를 막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제 코로나19 사태 다음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기회 삼아 쿠팡이 본격적인 성장 가도에 올랐듯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또 다른 온라인 유통업계의 '초신성'이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롯데 이커머스 행보 박차…네이버·카카오도 급부상

제2의 쿠팡이 되기 위한 시도는 롯데, 신세계 등 유통업계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미 시작된 바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온라인 자동화물류센터 '네오' 2개를 연이어 론칭하며 새벽배송 등 온라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매물로 나온 로젠택배를 SSG닷컴이 인수하는 안을 검토하며 자체 배송 역량 확충에도 나섰다. 매각 측이 희망하는 가격은 약 4천억 원대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창고 '네오'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창고 '네오'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롯데는 이달 말 자체 온라인쇼핑 통합플랫폼 '롯데온(ON)'을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온라인 시장 경쟁에 뛰어든다. 롯데온은 롯데그룹 산하 7개 계열사의 온라인쇼핑몰을 한 데 묶은 서비스다.

롯데는 3천900만 명에 달하는 회원 구매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함을 통해 지금까지 이커머스 업계가 보여주지 못했던 '개인 맞춤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백화점·마트·슈퍼·하이마트 등 계열사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단순히 빠르게 배송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시간·시점에 받을 수 있는 '적시배송'을 중심에 둔 배송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업계 절대강자 쿠팡의 '로켓배송'까지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검색 및 검색광고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 삼아 쇼핑 서비스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다른 경쟁사들보다 훨씬 큰 업계 내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들은 최근 연이어 물류센터 기반의 '풀필먼트'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지난 16일 스마트 물류 스타트업 '위킵'에 투자한 데 이어 20일 물류 스타트업 '두손컴퍼니'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직접 물류센터를 건설하기보다는 강점인 IT역량을 활용해 이들을 중개하는 입장에서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그림으로 읽혀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를 '제2의 쿠팡' 다크호스로 지목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파트너스 스퀘어]
업계 일각에서는 네이버를 '제2의 쿠팡' 다크호스로 지목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파트너스 스퀘어]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자 온라인과 모바일 영역에서 독보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유통 사업에 진출할 경우 파급력은 그 어떤 회사보다 클 것"이라며 "다만 사업이 아직 시작 단계고, 규제 등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현실화 여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아직은 쿠팡…관리 역량 높일 필요성도 제기돼

'제2의 쿠팡'을 점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경쟁자로 부상하는 유통 공룡들이 수익성을 최고 가치로 두는 기존 대기업 시스템에 매여 있어 쿠팡만큼 손해를 불사하는 투자를 이어갈 가능성은 적으며, 이는 곧 쿠팡의 경쟁력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황각규 롯데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롯데지주 주주총회 자리에서 "돈 풀고 싸게 팔면 1등을 할 수 있겠지만, 적자를 보며 팔 수는 없다"며 "단기적 성장보다 지속적 성장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서 펼쳐지고 있는 가격 경쟁전에는 뛰어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또 아마존 등 쿠팡이 걷고 있는 길을 먼저 걸어온 기업들의 사례를 지켜볼 때 쿠팡의 '진정한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아마존은 본격적인 이커머스 사업 시작 후 20년이 지난 지난해에서야 100억 달러(11조5천억 원)의 흑자를 냈다. 이에 비춰 볼 때, 로켓배송 등을 내세워 이커머스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한 지 10년도 되지 않은 쿠팡의 성패를 논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관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최중요 가치로 두고, 관료제 조직을 통해 의사가 결정되는 한국식 기업들이 쿠팡과 같은 공격적 투자를 이어갈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며 "추가 투자 유치 등 사업을 이어갈 원동력만 지속적으로 공급된다면 쿠팡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18일 쿠팡 노조는 업무 과다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지난달 18일 쿠팡 노조는 업무 과다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업계의 폭발적 성장 속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리 역량을 높여야 지속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약 세 달 동안 신청된 마스크, 손 소독제 등 보건·위생용품 관련 피해구제 신청 사례 6천559건 중 온라인거래와 소셜커머스에서 발생한 경우가 4천724건을 기록하며 85%의 비중을 차지했다.피해 유형은 계약불이행 3천159건, 청약철회 825건 등이 주요 사례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배송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코로나19 사태로 배송 물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며 나타난 가혹한 노동환경에 대해 호소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업과 달리 다수 공급자가 서비스를 활용하고, 배송에 속도와 정확도를 강조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이커머스 업계 특성상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문제라는 분석이다.

또 갈수록 온라인 유통업계로 수요가 몰릴 것이 분명해지고, 소비자들의 기대치 또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소비자 피해 및 노동착취 사례를 미리 방지할 수 있는 관리 역량을 사전에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사회 주류로 자리잡을수록 소비자는 상품 품질, 기업 윤리 등 조건에서 유명 대기업에게 요구하는 수준 이상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시장의 요구에 맞추며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관리역량을 반드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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