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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위기에서 더 빛난 재계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온 국민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가장 먼저 기부행렬에 동참하고 나섰다. 이들 기업 모두 올해 1분기 실적 쇼크가 예상되지만, 코로나19 고통 분담에 나서면서 사회적 연대와 협력모델이 꽃을 피우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연수원을 환자용 치료센터로 제공하는가 하면 마스크 기증, 단체헌혈도 펼치며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심지어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인해 설비까지 교체하며 마스크 필터를 대량 생산하고 이를 또 무상으로 공급하는 기업도 생겼다.

삼성그룹은 지난 3일 영덕연수원을 코로나19 경증 환자용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 데 이어 삼성의료원 의료진을 영덕연수원으로 파견했다. 파견 인력은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의료용품과 생필품 등 총 3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

LG그룹 역시 구미 LG디스플레이 기숙사와 울진 LG생활연수원을 우한 코로나 경증 환자용 치료센터로 내놓았다. 한화그룹도 경기 용인시에 소재한 한화생명 라이프파크(Life Park) 연수원을 코로나19 치료센터로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와 취약계층에 마스크를 지원하고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헌혈 버스 4대를 이용해 현대차 울산공장(500만m)을 순회하며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울산공장 사회공헌기금을 활용해 지역 아동센터와 노인복지시설에 마스크(KF-94) 4만개를 지원키로 했다.

SK그룹은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와 피해 지원을 위해 50억원과 4억원 상당의 현물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 보육원과 양로원 등 취약 계층과 자가 격리자들을 위한 생필품을 제공하고 지역 의료지원 봉사자와 방역 인력 등을 위해 방호복 등 의료물품도 지원한다.

코오롱그룹은 마스크 품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까지 전환하며 마스크 필터를 생산해 무상공급하기로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마스크 제조 시 핵심 부자재인 MB(Melt Blown) 필터를 생산해 무상 공급한다. 이를 위해 의료용 MB필터 파일럿 설비를 마스크용 MB필터 제조용으로 전환한다.

혈액수급 위기 해소를 위해 60세가 넘은 경영진이 직접 헌혈에 참여하며 임직원 단체헌혈을 독려한 기업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과 함께 5일과 6일 이틀간 사내에서 2차 단체헌혈을 진행했다.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과 경영진들이 직접 헌혈에 나서며 솔선수범했다.

일부 기업과 오너일가들이 저지른 특권의식과 불법행동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짓밟았고 이들의 시장독점은 노동문제와 빈부격차를 야기했다. 그러면서도 분명한 것은 이들 기업은 나라 없는 설움 속에서 땀과 열정으로 경제영토를 넓혔으며 세금과 일자리 제공, 투자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해왔다는 점이다.

로마 최고 지도관인 집정관 16명은 한니발과의 전쟁에 최선두에 서며 직접 전투를 지휘했다. 로마 고위층들은 전투에 가장 먼저 돌격하는 것 자체를 영광으로 여겼고, 구성원들은 이를 보며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꼈다. 로마제국이 유럽을 10세기나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솔선수범에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1분기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같은 솔선수범은 우리 사회의 반기업정서를 녹이고 자본주의를 더욱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체제로 성숙시켰을 것이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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