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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분석한 가장 혁신적인 작곡가는 라흐마니노프


KAIST 박주용 교수팀, 창의성 계산하는 이론물리학 알고리듬 개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후기 낭만파 시대의 거장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한 대표적 예술가였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의 박주용 교수 연구팀은 네트워크 과학과 빅데이터에 기반해 인간의 문화⋅예술 창작물의 혁신성과 영향력을 계산하는 이론물리학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1700년~1900년 사이에 작곡된 서양음악에 적용한 결과 라흐마니노프가 가장 혁신적인 작곡가였음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또한 영향력 측면에서는 바로크⋅고전기(1710-1800년)의 핸델과 하이든, 모차르트를 거쳐 고전-낭만 전환기(1800-1820년) 이후 베토벤이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작곡자였으며 베토벤의 영향을 받아 리스트와 쇼팽 등 낭만기(1820-1910년)의 거장들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알고리듬에 따르면 베토벤은 사후에도 100년 가까이 최고의 영향력을 유지했다.

시대별 작곡가들 사이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네트워크 [KAIST]
시대별 작곡가들 사이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네트워크 [KAIST]

연구팀은 1700년부터 1900년까지 작곡된 서양 피아노 악보로부터 ‘코드워드(codeword, 동시에 연주되는 음의 집합)’를 추출하고 이론물리학의 한 분야인 네트워크 과학을 적용했다. 작품들 사이의 유사도를 측정해 작품들이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각 작품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또한 후대의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통해 창의성을 평가했다.

현대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핵심 음악 스타일이 확립된 중요한 시기의 음악을 분석함으로써 역사적으로 창의성이 어떻게 진화했고, 하이든과 모차르트에서 베토벤으로 최고 영향력의 왕좌가 어떻게 전수되었는지를 수치적으로 규명했다.

알고리듬은 '라흐마니노프가 과거의 관습은 물론 자신의 작품으로부터 차별화를 끊임없이 시도한 최고의 혁신적 작곡가'라고 판정했다.

연도별 대표적 작곡가들의 영향력 변천사. 신진 작곡가들의 성장과 과거 작곡가들의 영향력 소멸을 통한 패러다임 전환을 볼 수 있다. [KAIST]
연도별 대표적 작곡가들의 영향력 변천사. 신진 작곡가들의 성장과 과거 작곡가들의 영향력 소멸을 통한 패러다임 전환을 볼 수 있다. [KAIST]

연구팀은 이 알고리듬을 낱말, 문장, 색상, 무늬 등으로 만들어진 문학 작품이나 그림, 건축, 디자인 등의 시각 예술의 창의성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주용 교수는 “문화예술 창작물의 과학적 연구에 장벽이 되어온 창의성 평가라는 난제를 네트워크 과학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해결했다. 특히 문화예술 창작 영역에서 컴퓨터의 활약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간의 단순 계산력만을 따라하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인간 창의성과 미적 감각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인공창의성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악보를 코드워드 단위로 변환하여 표시하는 방법 [KAIST]
악보를 코드워드 단위로 변환하여 표시하는 방법 [KAIST]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국제연구네트워크(GRN)와 한국사회과학연구지원(SSK) 사업, BK21 플러스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으며 데이터 과학 전문 학술지인 ‘EPJ 데이터 사이언스’ 1월 3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Probabilistic Influence Networks and Quantifying Patterns of Advances in Works. 제1저자 : 박도흠 박사과정)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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