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에 증시 휘청…더해지는 우려 "아직 초기단계"

코스피·코스닥 3% 동반급락…"단기 조정 불가피"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이른바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빠르게 퍼지면서 주요국 증시가 폭락한 데 이어 국내 증시도 휘청이고 있다.

특히 연초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반도체업황 회복 전망 등에 기대 강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는 그간 상승분에 따른 가격부담까지 있어 이번 악재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당장의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결국 단기적인 조정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 또한 나온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3일 서울역 KTX 승강장에서 귀성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조성우 기자]

2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9%(69.41포인트) 하락한 2176.72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2% 이상의 낙폭을 보이며 장을 시작한 후 외국인의 잇단 매도물량 출회로 2200선을 내줬다. 코스닥도 이날 하루 새 3% 넘게 떨어졌다.

우한 폐렴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며칠 새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글로벌 경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불안감이 증시에도 반영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0시 기준 중국 내 우한 폐렴 사망자는 106명, 확진자는 4천515명에 달한다. 이들 감염자 증가세는 과거 사스(SARS) 초기 단계를 넘어선 상태다.

국내에서도 확진 환자는 4명으로 늘어났다. 각 확진 환자의 접촉자 규모가 밝혀진 것만으로도 상당해 지역사회 감염 공포마저 일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우한 폐렴의 글로벌 위험 수준을 '보통'(moderate)에서 '높음'(high)으로 격상했다.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전일 발표된 상황보고서에서 우한 폐렴의 중국 내 위험 정도를 '매우 높음'(very high)으로, 지역과 세계적 위험 정도를 '높음'으로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우한 폐렴 리스크에 우려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만큼 이날 코스피 하락에 더해 추가 낙폭 확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단 판단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주식시황 담당 연구원은 "우한 폐렴과 비견할 만한 과거 사스사태 당시 주식시장은 아시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약세였다"며 "현재 우한 폐렴 확산단계가 초기란 점에서 해당 재료를 소화할 시간은 더 필요할 듯하다"고 밝혔다.

이은택 KB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우한 폐렴은 당초 사스보다 치사율은 높고 전파력은 낮다고 평가됐지만 데이터로 보면 전파력이 사스보다 더 빠른 것으로 파악된다"며 "초기 대응이 실패한 상황에서 향후 슈퍼 전파자, 변종 바이러스 등이 관건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스 사례로 봤을 때 '확진자 급증→인적이동감소(여행·소비)→교역감소→자금이동감소' 순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이번 주 후반부터는 중국과 글로벌 경제의 타격에 대한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를 다시 한번 흔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정점을 지날 경우 증시는 펀더멘털에 따라 제자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기 때문에 추세가 바뀌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대훈 SK증권 주식전략 담당 연구원은 "단기 상승에 따른 가격부담이 있는 시점에서 이번 악재는 당장 차익실현의 빌미를 주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한 폐렴을 제외하고 시장의 펀더멘털은 훼손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1981년 에이즈 창궐 이후 13번의 전염병이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주가는 반등했다"며 "당장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전염병이 시장의 방향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심하기에는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빠르나 그간 금융시장에선 질병이나 재해 위험이 경기나 통화정책, 지정학적 위험에 비해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증시에 단기 충격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 하겠지만 질병 리스크가 추세를 바꾼 적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짚었다.

주식시장이 투자자들의 심리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단 점에선 우한 폐렴 공포감이 얼마나 빨리 진정되느냐에 증시의 향방이 달렸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시장 공포감의 진정 여부로 이는 중국 내 감염자수가 언제 정점을 찍느냐에 달려 있다"며 "춘제 연휴를 고비로 감염 속도가 진정된다면 증시도 빠르게 안정을 찾을 수 있겠지만 감염자 수가 연휴 이후 더 빠르게 증가한다면 동요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

관련기사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