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펭수 몸값…유통街, 너도나도 섭외 1순위

'펭수 효과' 노리고 러브콜 이어져…펭수 사칭으로 이미지 훼손 우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얼마 전 롯데리아는 펭수 채널에 "너만을 위한 세계 최초 참치버거를 개발 중"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열 살 펭귄 펭수가 인기 캐릭터로 떠오르자, 광고 모델로 섭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광고팀을 통해 펭수 측에 접촉했지만 아직 회신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며 "펭수에 광고 요청을 하는 곳만 200~300개 정도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이랜드월드]

열 살 펭귄 EBS 연습생 펭수가 유통업계의 잇따른 러브콜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펭수가 전 연령층에게 높은 인기를 얻자, '펭수 효과'를 노린 유통업체들은 뒤늦게 광고 모델 섭외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펭수와 협업 진행 의사를 밝히거나 추진한 곳은 이랜드월드와 동원F&B, 빙그레, LG생활건강, 롯데리아, 롯데제과 등이다.

펭수는 EBS가 8개월 전 고학년 층을 겨냥하기 위해 선보인 캐릭터로,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에 나온다. 남극 '펭' 씨에 빼어날 '수(秀)'를 이름으로 쓰는 펭수는 남극에서 태어난 열 살짜리 펭귄으로 '뽀로로'와 '방탄소년단'을 보고 '우주대스타'를 꿈꾸며 한국으로 헤엄쳐 왔다.

펭수는 유튜브에서도 채널 '자이언트펭TV'를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구독자수를 늘리기 위해 펭수가 직접 나서기도 했지만, 지난 9월 EBS '아이돌 육상대회'가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져 현재 구독자 수는 120만 명으로 치솟았다. 최근에는 펭수 팬클럽인 '펭클럽'이 만들어졌으며, 인크루트 '2019 올해의 인물'에도 뽑혔다.

30대인 한 네티즌은 "열 살이라는 나이에 맞지 않는 직설적인 화법과 EBS의 김명중 사장 이름을 수시로 언급하는 대담함 때문에 펭수를 좋아하게 됐다"며 "거침없고 센스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다,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모습에 위안을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LG생활건강]

펭수의 핵심 팬층이 전 세대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유통업체들도 협업에 발 빠르게 나섰다. 이랜드월드는 '스파오'를 앞세워 오는 20일 온라인몰에서 1차로 굿즈를 공개하며, 맨투맨·수면바지·반팔 티셔츠 등을 선보인다. 내년 1월에는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2차 아이템 판매에 나선다.

LG생활건강도 펭수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00만 명 돌파에 맞춰 지난달 27일 '자이언트 펭 TV'를 통해 '네이처컬렉션'과 협업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펭수는 '네이처컬렉션' 매장에 방문해 뷰티 컨설턴트 교육을 받고, 직접 fmgt의 베스트셀러인 '잉크래스팅 파운데이션' 판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 영상은 1주일 만에 110만 뷰를 넘겼다.

펭수 굿즈도 이달부터 쏟아진다. EBS는 문구용품과 사무용품, 생활용품 등 캐릭터 상품 출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21일 출시되는 펭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사전 예약 판매가 시작된 지 3시간 만에 1만 부가 판매됐다.

하지만 '펭클럽'의 기대를 모았던 동원F&B, 빙그레, 롯데제과와의 협업은 지지부진하다. 업체들은 EBS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하지만 협업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펭수는 지난 9월 인스타그램에 동원참치 광고를 패러디한 '남극참치' 송을 "동원참치 보고 있나?"란 글과 함께 게재했으며, 빙그레 '슈퍼콘 챌린지'에서 137위를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갑작스런 인기에 펭수의 몸값도 치솟았다. 광고 업계에선 펭수를 마케팅에 활용할 경우 PPL(단순 간접광고)는 5천만 원, 광고 모델 계약은 1년 기준 2억~5억 원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와는 '겨울왕국', '해리포터' 등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협업했을 때와 동등한 조건으로 계약했다.

이 같은 인기에 펭수의 고민도 깊어졌다. 광고·방송·협업 요청이 끈임없이 쏟아지고 있지만 소화하기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펭수를 사칭하는 이들이 '펭수효과'를 노리고 가짜 굿즈를 만들거나, 모금 활동까지 벌이면서 이미지 훼손도 일어나고 있는 상태다.

이에 EBS는 펭수와 관련된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최근 10명쯤으로 구성된 TF(태스크포스)를 조직했다. 펭수를 모시기 위해 나선 업체들이 급격하게 늘어 대응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또 장기전에 대비해 스태프를 충원하는 등 팀 재정비에도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펭수가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지만, 기존 '자이언트펭 TV' 외의 활동이 더 부각되면서 지나치게 이미지 소비가 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펭수의 인기가 계속될 지, '꼬꼬면', '허니버터칩'처럼 인기가 빠르게 식을 지는 제작진의 캐릭터 관리에 달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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