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투자자, 80% 배상받는다…역대 최고 배상비율


동양증권 사태 분조위 당시 최대 70% 기록 깨져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분조위에서 역대 최대인 '80%' 배상비율을 내렸다. 본점 차원의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과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대규모 불완전판매로 이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향후 은행들은 이날 분조위에서 결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배상계획을 세워 피해보상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5일 DLF 비대위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5일 오후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DLF 관련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40%~80%의 배상비율을 결정했다. 그간 분조위는 2회에 걸쳐 은행 본점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고, 개별 분쟁건 25건에 대해 사실조사를 진행해왔다.

지난 달 30일까지 분쟁조정위원회엔 총 276건이 접수됐으며, 이중 만기상환·중도환매로 손실이 확정된 210건이 분쟁조정 대상이다.

◆은행, 내부통제 부실 심각했다…역대 최대 배상비율 80%

이날 분조위는 접수된 우리·하나은행 사례 중 대표사건 6건을 선정해 배상비율을 결정했다. 그 결과 6건 모두 설명의무 위반과 적합성 원칙 위반이 동반된 '불완전 판매'로 판정했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46조와 제47조에도 금융투자업자는 일반투자자에게 투자권유를 하기 전에 면담과 질문 등을 통해 투자자의 정보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모펀드는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 적용 배제가 가능하나, 대법원은 제정 이전부터 판례를 통해 적합성원칙을 인정해왔으며, 은행도 내규에 따라 적합성 심사절차를 적용해왔다.

분조위가 6개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각 은행은 '손실 감내 수준' 등 투자자 정보를 먼저 확인하고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권유하는 게 아니라, DLF 가입이 결정되면 은행직원이 서류상 투자자성향을 '공격투자형' 등으로 임의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초고위험 상품인 DLF를 권유하면서도 '손실확률 0%' '안전한 상품' 등으로만 강조할 뿐 원금전액 손실 가능성 등의 투자위험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최대 비율이 나오게 된 배경엔 본점 차원의 과도한 수익추구와 내부통제 부실이 반영된 게 컸다. 종전 최대 배상비율은 70%로 동양그룹 기업어음 사태 당시 금융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자에게 내려진 바 있다.

김상대 금감원 분쟁조정2국 국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본점 차원의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과 심각한 내부통제 부실이 대규모 불완전판매로 이어져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점을 최초로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경험이 없고 난청인 고령 치매환자에게 초고위험상품을 불완전판매한 행위에 대해선 은행에 엄정한 책임을 물어 분쟁조정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80%로 배상비율을 결정하는 한편,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도 균형있게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결정문에 "재조정 가능함" 명시…사기 혐의 확정될 경우 100% 배상

이날 분조위가 논의한 6개 사례의 배상비율을 보면 ▲투자경험이 없고 난청인 고령(79세)의 치매환자 사례는 80% 배상 ▲투자경험이 없는 60대 주부에게 '손실확률 0%'만 강조한 사례는 75% ▲ 손실배수 등 위험성 설명 없이 안전성만 강조한 사례는 40% 배상으로 나타났다.

이어 ▲예금상품 요청 고객에게 기초자산(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을 잘못 설명한 사례는 65% ▲고객이 이자율스와프(기초자산)을 잘못 이해한 걸 알았음에도 설명 없이 판매한 사례는 55% ▲'투자손실 감내 수준' 확인없이 초고위험 상품을 권유한 사례는 40% 배상 결정을 내렸다.

분조위는 배상비율 산정 시 원칙적으로 기존 분쟁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30%를 적용하되, 은행 본점차원의 '내부통제 부실책임 등‘(20%)을 배상비율에 반영하고, '초고위험상품 특성'(5%)를 고려해 25%를 가산했다. 기본 배상비율이 55%인 것이다.

금감원 분조위가 불완전판매로 확정한 사례는 전체 210건 중 25건에 불과하다. 향후 은행은 185건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정하고, 분조위 배상기준에 맞춰 최종 배상 비율을 산정한다.

최종 배상 비율은 이날 분조위가 결정한 기본 55%에 금감원이 제시한 책임가중사유와 자기책임사유를 투자자별로 가감조정한 후 정해지게 된다. 이날 분조위가 발표한 40%~80% 배상비율은 6개 사례를 이같은 방식으로 조정한 결과다.

가중사유는 ▲고령자 등 금융취약계층에게 설명을 소홀히 한 경우 ▲모니터링콜에서 '부벅합 판매'로 판명됐음에도 재설명하지 않은 경우 등이며, 감경 사유로는 ▲금융투자상품 거래 경험이 많은 경우 ▲거래금액이 큰 경우 등이다.

이날 금감원은 배상비율의 하한과 상한을 각각 20%와 80%로 정했다. 가감조정이 이뤄져도 기본 20%는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투자자가 최종 제시된 배상비율이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다시 금감원에 분쟁조정 신청을 하면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 [사진=정소희 기자]

한편 조정결정문에는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배상비율이 재조정 가능함이 명시됐다. 금감원 분쟁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해 수용할 경우 사안이 종국적으로 해결된 것과 다름이 없어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사법 당국이 DLF 상품 판매의 고의성과 사기성을 수사하고 있는데, 이러한 조항이 없으면 사기 혐의가 드러나도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사기로 인정을 받으면 계약취소가 되는 만큼, 100% 보상이 가능하다.

서상혁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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