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권용원 전 협회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혼란에 빠졌던 금융투자협회가 새 협회장을 내세울 준비에 한창이다. 전날 협회장 공모가 마감된 만큼 새 수장(首長)이 모습을 드러낼 날도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새 출발을 앞둔 금투협회장에게 사자성어 하나를 제시해야 한다면 단연코 '분골쇄신(粉骨碎身)'을 선택하겠다.
제5대 금투협회장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치게 될 후보자는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서재익 하나금융투자 전무로 압축됐다. 일단 네 사람 중 한 사람이 새 협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금투협회장 선출에 앞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지금 자본시장이 필요로 하는 금투협회장의 인물상이다.
수없이 많은 각종 협회장이라는 자리는 고위공직자 등 유명인사들에게는 대학생들이 취직을 위해 쌓는 스펙 정도나 향후 행보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 따위로 여겨져 온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금투협은 자본시장업계를 대변하는 조직이다. 금투협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자본시장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금투협에는 이력서에 이력 한 줄 채워 넣으려는 취준생이 아닌 자본시장 발전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진짜 일을 할 수 있는 협회장이 절실하다.
자본시장업계는 현재 혁신과제라는 이름 아래 4대 분야, 12대 과제를 수행 중이다. 그리고 올 상반기 증권거래세 인하라는 첫 쾌거를 거두었다. 분명 권 전 협회장과 금투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런 성과에도 자본시장이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사모펀드 체계 개편, 공‧사모제도 개편, 중소기업금융 전문투자중개회사‧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 제도 도입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 처럼 쌓여있다.
한국의 자본시장은 격동기를 지나고 있다. 또한 변곡점에 서 있다. 권 전 협회장이 증권거래세 인하라는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듯이 앞으로 자본시장이 더 발전할 수 있느냐는 새 금투협회장의 역량에 달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변화의 물꼬는 텄다. 이제는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더 큰 변화를 이끌어 낼 강력한 추진력이 요구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살신성인(殺身成仁) 정신을 견지한 금투협회장이 필요하다.
앞으로 금투협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네 명의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게 된다. 만약 자본시장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 없다면, 설사 금투협회장 공백이 길어지더라도 새로운 후보자를 물색하는 과단성을 발휘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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