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필리버스터' 밀고 당기기…예산안도 '발목'

與 "필리버스터 철회 않으면 다른 결단" vs 한국당 "독재국가냐"


[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막겠다면서 꺼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카드가 정국을 꽉 막았다.

지난 29일 '민식이법' 등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소집된 본회의가 무산된 데 이어 2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목적 본회의마저 무산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여야 간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정식 취소해야 하고, 이후 같은 법안에 대해 다시는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기게 될 전망이다.

이 원내대표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원 포인트 본회의' 개최 제안을 언급, "민생 개혁 법안들을 필리버스터 없이 우선 처리하자는 제안은 우리의 문제의식과 다르지 않다"면서 "한국당이 이 같은 마지막 성의마저 거절한다면 우리는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또 다른 선택과 결단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

실제 민주당은 한국당이 끝내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경우 다른 야당들과 공조해 민생법안과 내년도 예산안,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정기국회 종료 이후 1~2일짜리 임시국회를 계속 여는 이른바 '살라미(쪼개기)' 전략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도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만 계산해 민생법안 통과를 막고 국회를 봉쇄한 것은 부끄럽고 비참한 일"이라며 "국회를 비난하는 국민 여러분께 엎드려 사죄부터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관철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단식을 끝내고 다시 청와대 앞을 찾은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민식이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은 우선 통과시키겠다"며 "여당은 야당이 민생법안을 가로막는다고 거짓 선동을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이를 빌미로 국회법에 보장된 필리버스터를 방해하는 일이야말로 비민주적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여당은 야당의 평화적 필리버스터 권한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민식이법' 정도는 늦춰도 된다고 생각하느냐"라며 "소수 야당에게 보장된 필리버스터 권한도 틀어막는다면 독재국가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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