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스피 2500 간다"…되풀이 되는 희망고문

'일단 지르고 본다'식 증시 전망…매년 빗나가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연말을 앞두고 곳곳에서 내년 주식시장 전망이 한창이다. 매년 이맘 때마다 증권가에선 올해 증시 부진에 대한 자성론이 등장하지만 한편에선 내년 증시를 향한 부푼 기대감을 꺼내 놓는다.

올해 국내 증시는 유난히 휘청거렸다. 미·중 무역분쟁을 필두로 브렉시트 불확실성과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등 대외 악재에다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 기업실적 부진 등 저성장 국면이 더해지면서 코스피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지난 8월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일컬어지는 1900선마저 장중 붕괴됐으니 투자자들의 패닉은 말로 형언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국내 증권사 2곳은 이미 내년 코스피 상단을 2500선으로 잡은 상태다. 지난 29일 종가(2087.96) 기준 무려 20%를 웃도는 수치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조성우 기자]

이 같은 실망엔 지난해 말 증권가에서 내놓은 장밋빛 전망도 한 몫 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가 2450선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기업 실적이 둔화될 지언정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타며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북관계 또한 새로운 전환기를 맞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고 봤다. 결정적으로 국내 주식은 여전히 펀더멘털에 비해 싸다며 매수를 권장했다.

결과적으로 틀린 전망이었다. 연말까지 아직 한 달 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올해 코스피는 2400선은 커녕 2300선에도 닿지 못했다. 외국인이 최근 1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4년여 만에 최장기 매도행진을 이어가는 현재로선 반등 가능성도 미미해 보인다.

한 중형 증권사에서 내놓은 하단 1840선은 그나마 신빙성이 있었다. 현재까지 올해 저점은 종가 기준으론 1909.71포인트, 장중 기준으론 1891.81포인트다.

국내 증권사 2곳은 내년 코스피 상단을 2500포인트로 잡은 상태다. 지난 29일 종가(2087.96) 기준 무려 20%를 웃도는 수치다. 내년 지수를 자신하는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처럼 또 줄을 잇고 있다. 이쯤 되면 증시 전망이 아니라 '희망고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증시 특성상 대외 이슈에 큰 영향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년에도 미·중 무역긴장과 저성장 기조는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를 염두에 둔 냉철한 증시 전망이 나와야 한다. '맞으면 좋고 틀리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지수 전망치만 또 높인다면 내년에도 숱한 투자자들이 눈물을 흘릴 것이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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