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100조대 파생결합상품, 손실 나도 당국은 '깜깜이'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파생결합상품(ELS·DLS) 시장 규모는 110조원대에 달한다. 지난해 115조9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예·적금 금리에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저금리 상황에서 그나마 괜찮은 수익률을 안겨주고 손실에 대한 안전장치도 있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떠오르며 급격히 몸집을 불려나갔다.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시위중인 DLF 피해자들 [사진=아이뉴스24 DB]

그런데 최근 터진 해외금리 연계 DLS 사태를 보면 이렇게 큰 규모의 금융상품에 대한 당국의 관리와 모니터링는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집계는 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협회가 한다. 예탁결제원은 당일 발행된 모든 파생결합상품의 데이터를 바로 집계하고,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들이 추후 자체적으로 신고한 데이터를 집계하는 것이므로 예탁결제원 자료가 더 빠르고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자료들은 모두 발행에 중점을 둔 데이터기 때문에 상환 상태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상환된 파생결합상품의 규모만 취합하지 손실이 난 상품은 얼마나 되는지, 어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없다.

금융감독원에서는 분기별로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현황 자료를 발표한다. 여기에는 투자손익 자료가 포함돼 투자자의 수익률이 집계된다. 하지만 전체 상환에서 평균 수익률이 얼마인지만 나올뿐이어서 위험 상태에 빠진 파생결합상품 현황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하다.

더욱 문제인 것은 모든 자료는 발행하는 증권사 기준으로만 집계되지, 상품을 판매한 판매사별 자료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번 DLF 사태 때처럼 특정 은행에서 위험한 상품을 무더기로 팔아 대규모 손실 위험이 발생해도 판매 차원의 문제점을 미리 파악할 수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등 판매사들은 상품 판매만 하고 끝나는 구조라서 손실이 발생한 것을 따로 기록관리를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기초자산 지수에 급격한 변동이 있거나 소비자민원 부서에 관련 분쟁신고가 늘어나는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현황을 파악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DLF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 중간조사 결과를 보면 발행사인 증권사는 판매사인 은행과 수익률, 만기 등 상품 구조를 협의해 만든데다 은행이 먼저 상품 조건을 제시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 발행에 판매사가 밀접하게 얽혀있다는 것이다.

특정 판매사에서 문제 소지가 큰 상품을 발행해달라고 요청한 뒤 무더기로 판매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를 발행사가 아닌 판매사단에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이번 국정감사 때 금감원은 처음으로 은행별 파생결합상품 손실 현황 자료를 집계했다. 그나마도 각 은행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해 한달이 걸려 취합한 자료다.

이제는 매번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후약방문식으로 땜질 처방을 할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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