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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리미노이드(236회) …제8장 메시아의 눈물 (37)


 

“그래서 어떻게 됐어?”

올리브가 당장 혼절할 듯이 벌크에게 매달렸다. 집을 떠난 지 사흘만에 벌크 혼자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게… 아미타가… 다시 그 놈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건 아까 말했잖아. 그 담, 그 담에 어떻게 됐냐니까!”

“끌려갔소.”

“어디로!”

“포스랜드로.”

올리브가 헉-하며 혼이 빠져나가듯 펄럭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히프가 헐레벌떡 물 한 바가지를 퍼 와서는 올리브에게 확 끼얹었다. 그래도 올리브는 죽은 듯 눈을 뜨지 않았다. 벌크가 올리브를 번쩍 들어 안아 올려 방안에 데려다 뉘였다.

“자기는 왜 안 데려갔어?”

히프가 올리브의 전신을 주무르며, 툇마루에 힘없이 걸터앉은 벌크에게 책망하듯 물었다.

“나도 데려가라고 소릴 질렀지. 하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더군. 왜. 나 혼자 돌아온 것이 이상해? 내가 끌려가길 원해?”

“아니.”

히프는 얼른 대답하고는 더 열심히 올리브를 주물렀다. 올리브가 신음소리를 내며 의식을 되찾고 몸을 일으키려 하자, 히프가 다시 눕히며 그냥 누워있으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리브는 히프를 와락 밀쳐내며 방바닥을 부여잡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벌크가 민망한 듯이 코를 킁킁거리며 말했다. 벌크는 어떡해서든 올리브를 진정시키려고 했다.

“울지 마소. 아무 일 없을 거요. 그 놈이 약속했다고. 그러니까…”

“뭐라고. 무슨 약속을 했는데?”

흐느끼는 올리브를 대신해서 히프가 그렇게 물었다.

“잠깐 조사한 뒤에 돌려보내 주겠다고. 분명히 약속했어. 하늘정원에 몰려든 수백 명이 증인이외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소.”

“행여 그놈들이 약속을 지키겠다. 우리를 개돼지만도 못한 짐승으로…”

히프는 말도 다 끝맺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방바닥에 코를 찧었다. 벌크가 이런 눈치 없는 년 하면서 홱 팔을 뻗어 히프의 머리채를 붙잡아 바닥에 내동댕이친 것이었다.

그러나 히프의 말대로 포스랜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로부터 정확히 일 주일 뒤에, 에어카 세 대가 나타나더니 하늘 정원의 피라미드 위에 호치와 아미타의 시체를 던져놓고, 그 위에 경고 팻말을 세우고는 하늘 높이 사라져 간 것이었다.

??이 시체들을 독수리의 밥이 되도록 할 것. 100미터 이내로 접근하거나 함부로 몰래 화장을 하는 자는 포스랜드의 법에 따라 극형에 처함. ??위와 같은 경고문 때문에 사람들이 호치의 시체를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을 때에, 뒤늦게 소식을 전해들은 올리브는 실성하여 피라미드 꼭대기에 올라가 목을 놓아 울었다.

“죽은 자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하는 건 법이 아닙니다. 여러분 제 남편이 성한 몸으로 천국으로 갈 수 있도록 저를 도와주세요.”

올리브가 경고 팻말을 뽑아 던지며 호소했지만, 선뜻 그녀의 청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올리브가 홀로 나무를 쌓아 올리는 동안, 벌크 부부와 샤마넬라 노파만이 그녀를 도왔다.

그런데 정작 호치는 죽어 시체로 나타났지만, 아미타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하게 되자 아미타의 생사를 둘러싼 벼라 별 소문이 디스랜드 전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주로 아미타가 죽지 않고 환생하여 어디에선가 포스랜드와 대결을 하고 있다는 식의 영웅담에 관한 것이었다.

“메시아는 죽지 않아요. 내 아들은 죽지 않았어요.”

올리브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외쳤다. 그리고 서쪽마을 사람들의 목격담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제법 그럴싸한 신화가 만들어져 가고 있었다. 아미타는 전설 속의 영웅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미타에 대한 기대와 욕망은 디스랜드 움막 촌락과 모든 유닛으로 빠르게 번져나갔다. 움막 촌락의 아침 인사는 곧 아미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들은 한결같이 아미타가 P-303의 모든 죄수들을 구원해줄 메시아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 믿음은 올리브에 대한 찬미로 나타났다.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animor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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