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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국민차 '경차'…2000년대 후반부터 내리막길


경·소형 SUV의 등장과 친환경차 확대로 구매 유인↓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1990년대 국민차였던 '경차'가 경·소형 SUV의 등장과 친환경차 시장 확대로 구매 유인이 줄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경차 모델은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레이', 쉐보레의 '스파크' 등 3종뿐이다.

경차의 등장은 1990년대 정부의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에 따라 등장한 대우국민차(현 한국지엠)의 '티코'가 시작이다. 이후 현대차 '아토스', 대우차 '마티즈', 기아차 '비스토' 등 다양한 경차 모델이 경쟁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월간 1만 대 이상 판매됐다.

2000년대에도 정부는 당시 고유가 상황과 환경오염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 확산으로 경차 보급 확대 정책을 폈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중·대형차 선호 분위기가 만연해 경차 보급이 지연되자 정부는 특소세 면제, 등록세·면허세·자동차세 감면, 고속도로 통행료 50%할인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경차 판매가 정체하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 즈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동차 산업 동향을 보면 국산차 차급별 판매 비중에서 경형은 2009년 10.8%에서 2010년 9.5%, 2011년 9.3%, 2012년 9.8%에 머물렀다.

소비자가 경차를 구매할 유인이 줄어든 데 기인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경차를 선택할 유인은 가볍고 저렴한 가격에 높은 연비와 다양한 혜택으로 인한 낮은 유지비 등이다. 다양한 경차 모델이 속속 나오면서 작은 차체에 넓은 공간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SUV와 친환경차 시장 확대가 경차 구매 유인을 줄어들게 하는데 영향을 줬다. 2013년 상반기부터 SUV 차급 인기 신차종이 출시되면서 SUV가 전년 동기 대비 16.3% 판매 증가를 기록하고 경형이 17.9%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점차 '가성비' 좋은 소형 SUV가 등장하면서 경차의 자리를 파고들었다.

또한 소비자 기대를 만족시키는 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성장과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2015년부터 친환경차에 보조금 지원과 세제 감면, 기타 혜택 등을 제공하는 정책들을 시행하며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결과 2018년 국산차 차급별 판매 비중을 보면 경형이 9.8%, SUV가 40.1%를 차지한다. 또 전체 승용차 내수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은 2015년 2.7%에서 2019년 7월 9.7%까지 꾸준히 증가해왔다.

기아자동차의 경차 '레이'. [사진=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의 경차 '레이'. [사진=기아자동차]

이에 따라 자연스레 완성차업계도 경차 개발에 소홀해지고 경차 시장 자체도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 경차에 대한 인센티브가 높았지만 10~20년 지나면서 경차를 끌 수 있는 유인이나 정부의 정책적 배려 같은 것들도 없어졌다"며 "그러다보니 완성차업계에서도 경차 개발을 하지 않아 신차 투입 시기도 늦어지고 차는 도리어 무거워져 연비도 떨어져 경차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실질 점유율도 떨어지면서 시장 자체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엔트리카로는 경·소형 SUV가 떠오르고 있다"며 "경·소형 SUV에서 다양한 모델이 나오면서 고급 옵션이 하향 평준화되고 가성비도 좋아 인기를 많이 끌고 있어 경차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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