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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교수 그만두고 만든 '전주비빔빵', SNS에서 대박났죠


[인터뷰] 장윤영 전주빵카페 대표 "빵 굽는 향기로 세상 변화시키고파"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6년 동안 대학 강단에 서오다가 오직 신념 하나만으로 빵 가게를 차린 이가 있다. 3년 내로 성공하겠다고 가족에 공언까지 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무난한 전개다. 그 빵이 '비빔밥을 넣은 빵'이라는 점은 빼고 말이다.

섭씨 35도를 넘는 무더운 여름 날이었던 지난 2일 전주시청 앞 전주빵카페 본점에서 열기 만큼이나 열정이 가득한 장윤영 전주빵카페 대표를 만나봤다.

◆한 입 물면 비빔밥이 떡하니…"비빔빵으로 세상 디자인해요"

2일 전주빵카페 전주시청점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윤영 대표가 답하고 있다. [사진=서상혁 기자]
2일 전주빵카페 전주시청점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윤영 대표가 답하고 있다. [사진=서상혁 기자]

전주비빔빵의 탄생 계기는 특별하지 않지만 사람 냄새가 묻어 있다. 장 대표는 "여기서 일하는 할머니와 장애인들은 요즘 말하는 정보통신기술(ICT) 능력도 없고 4차 산업혁명에 특화된 인재도 아닌 보통 사람들"이라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전주를 대표하면서 건강 음식이기도 한 비빔밥을 떠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주빵카페는 직원의 대다수를 노인·청년·장애인으로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전체 직원 38명 중 장애인과 노인이 50%를 차지한다. 이날도 주방 한쪽에선 장애인 제빵사들이 초코과자를 굽고 있었다.

장 대표는 "빵 굽는 향기로 사람을 모으고, 사람의 향기로 세상을 디자인하는 게 회사의 모토"라며 "일하고 싶지만 일할 기회가 없는 노인과 청년·장애인들에게 제과·제빵, 바리스타 기술 훈련을 시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고자 한다"고 전주빵카페를 소개했다.

빵 카페 내부에 진열된 비빔빵들. [사진=서상혁 기자]
빵 카페 내부에 진열된 비빔빵들. [사진=서상혁 기자]

장 대표는 "전주 사람보다 외지인에게 인기가 더 많다"며 "특히 여산휴게소에서 많이 팔리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의 호응도도 높다"고 전했다.

◆"지속가능한 사회복지 모델 만들기 위해 빵 카페 맡았죠"

전주빵카페가 처음부터 인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12년 설립 후 장 대표가 맡기 전인 2015년 8월까진 제대로 수익이 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장 대표가 회사의 대표를 맡은 후 비빔빵을 개발하고 SNS를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점점 사업이 궤도에 오르게 됐다.

장 대표는 "처음 네 명이서 시작했지만, SNS에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이야기 등 우리 가게의 여러 가지 스토리텔링 사례를 올리니 입소문을 타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10년을 근무하고 전북과학대에서 6년 동안 사회복지학을 가르쳤던 사회복지 전문가다. 그런 그가 사회적 기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단 한 가지, 지속가능한 사회복지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장 대표는 "공부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복지 서비스만으로는 빈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특히 한국의 복지 서비스는 사실상 자립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일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복지혜택을 받는 게 더 이득이라 수혜자들은 소득에 잡히지 않는 단순 노동을 하러다닌다는 것이다. 자립심을 길러주는 사회적 기업이야 말로, 지속가능한 복지와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열쇠라는 의견이다.

장 대표는 "가족한테 3년 내로 성공하겠다고 했는데 다행히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며 웃었다.

아직까지 현실적 제약은 있다. 특히 설비투자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 대표는 "일자리를 강제로 만들려다보니 설비 등 재투자가 어려워지는 제약이 있다"라며 "정부에서 먼저 지원을 해주고 폐업 시 지원금을 반납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립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걸어 나갈 것이라는 장 대표다. 그는 "국산 농산물로 건강한 빵을 만들어 혼자 돈 버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나누는 게 목표"라며 "우리는 빵 굽는 향기로 세상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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