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부 갈등 낀 롯데그룹…신동빈 회장 노심초사

롯데그룹, 태생적 배경·지배구조 日과 불가분의 관계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롯데그룹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태생적 배경이 일본이고 현재 지배구조 상단에서도 일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마련한 경제계 주요인사 간담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불참한 것은 이 같은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한일 정부 간 갈등 실타래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자꾸 꼬이면서 신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5일 일본 출국 후 현지에 머무르고 있다. 이달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 주재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에는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대신 참석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 원래 이전부터 잡혀 있는 일정이 있으신데 아무래도 상황이 이런 만큼 현지의 정확한 분위기나 움직임을 파악하려고 분주하시지 않을까 한다”고 귀띔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아이뉴스24 조성우 기자]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도라도 신 회장의 청와대 간담회 불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신 회장 입장에서는 그다지 마음 편하지 않은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자칫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문 대통령이 맞대응 카드로 맞서겠다는 취지의 강경 기류가 흘러나올 땐 신 회장의 처지가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실제 간담회 이틀 전인 이달 8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무역제한조치로) 한국 기업들에 피해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로서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맞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경제계 주요 인사와 간담회에서 밝힌 문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이 보다 낮았지만, 강경기조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외교적 해결) 무엇보다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도 화답해 주기를 바란다. 더 이상 막다른 길로만 가지 않기를 바란다”며 재차 일본 측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규제 장기전에도 대비하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지금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한일 간 갈등구조가 쉽사리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에 무게가 쏠린다. 이 경우 직격탄이 우려되는 반도체업계뿐 아니라 롯데그룹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는 롯데그룹의 태생적 배경, 지배구조와 궤가 닿는다. 신 회장의 부친인 신격호 명예회장(일본명 시게미쓰다케오)이 1948년 일본에 설립한 기업이 롯데그룹의 시초다.

롯데그룹의 소유 지배구조 역시 총수일가가 일본 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이 특징이다. 총수일가는 일본 ㈜광윤사 등을 통해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다. ㈜롯데홀딩스 주요주주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50%+1주)인 광윤사(28.2%),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13.9%), 임원지주회(6.0%) 등으로 짜여졌다. 다시 ㈜롯데홀딩스는 다른 일본 계열사와 함께 ㈜호텔롯데 등 국내 주요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다.

일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의 한국법인은 롯데쇼핑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생활잡화 브랜드인 무인양품도 롯데상사가 40%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일본 맥주 아사히를 국내 수입·유통하는 롯데아사히주류도 롯데칠성이 지분의 절반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롯데그룹이 국내기업보단 일본기업이란 인식이 강하게 묻어난다.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맞서 불매운동에서 나서면서 롯데그룹이 자유롭지 못한 배경이기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일본 수출규제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일본 지분이 있는 기업에 대한 판매 감소가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신 회장은 일본 현지에서 일본 주요 금융기관 관계자와 연쇄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이번 주말께 귀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6일부터 신 회장 주재로 예정된 그룹 계열사 사장단가 예정돼 있어서다. 롯데그룹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신 회장 주재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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