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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의 역설' 양파 가격 하락…유통街, 할인행사 진행


대형마트·百·수퍼마켓, 소비 촉진 위해 '양파 할인행사' 앞다퉈 진행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 경북 안동에서 10년째 양파 농사를 짓고 있는 백진욱(40) 씨는 올해 풍작에도 불구하고 한숨만 나온다. 날씨가 좋아 양파 수확량은 많아졌지만, 이로 인해 가격이 터무니 없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백 씨는 "지난해에도 양파 1포(20kg)를 8천 원 가량에 거래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낮은 6천 원 수준"이라며 "일단 농협에서 물량을 다 가져간 상태로, 가격이 높지는 않을 듯 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양파의 생육철인 지난해 겨울 날씨가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데다, 4월 이후 기온과 강수량의 최적화로 양파가 대과 중심으로 과잉 생산되면서 농가들이 한숨짓고 있다. 양파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가락시장의 지난 20일 양파 도매 시세는 1kg당(대과 기준)은 415원으로 작년보다 41%, 평년(811원) 대비로는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양파(상품, 20kg) 도매 평균 가격은 8천400원으로, 1년 전(1만4천640원)에 비해 가격이 약 43% 하락했다. 1개월 전(1만1천925원)과 비교해서는 약 30% 떨어졌다.

양파의 평년 생산량은 약 110만 톤으로, 정부는 양파 과잉 생산 예상치를 당초 15만 톤에서 최근 17만 톤으로 상향 조정했다. 일각에선 1980년 양파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였던 2014년 총 생산량 158만 톤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통 소매업에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양파는 지름이 6.5cm~9cm 크기의 중과로, 가격도 대과에 비해 저렴하고 양도 일반 가정에서 소비하기 적당하다. 9cm 이상의 대과는 식당이나 급식에서 주로 소비되며, 중과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크기가 커 대량으로 손질이 필요한 업소에서 많이 사용된다. 양파 대과 사이즈는 올해 역대 최고의 대풍을 맞은 반면, 소과 사이즈 생산은 감소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양파 매출을 분석하면 중과와 대과의 매출 비중이 9대 1로 중과의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올해는 평년 전체 양파 수확량 중 30% 미만이었던 대과 비중이 50%까지 상승하며 중과와 대과의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보통 대과는 중과 보다 1kg당 가격이 10~20%가량 높았으나, 올해는 오히려 대과가 중과보다 15%가량 저렴해진 것이다.

이에 농협은 7월 말까지 NH농협은행의 상생마케팅 후원금 10억 원을 활용해 생산농가에 양파 3㎏ 한 망에 1천 원, 15㎏ 한 망 2천500원 등 총 4천800톤(약 64만 망)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사진=이마트]
[사진=이마트]

유통업체들은 양파 할인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며 울상짓고 있는 양파 농가들의 '구원투수'를 자처했다.

이마트는 다음달 3일까지 9cm 이상의 대과 양파 2.5kg 한 망을 2천480원에 판매한다. 지난 5월 3천980원에 판매하던 상품을 6월에 2천980원으로 싸게 내놨으나, 이번에 2천480원으로 다시 한 번 가격을 낮춰 소비 촉진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4일까지 무역센터·목동점 등 경인지역 7개 점포(압구정 본점 제외) 식품관에서 '양파감자 무한 담기' 행사를 펼친다.

고객들은 이번 행사에서 전남 무안 양파, 충남 서산 감자를 정해진 규격의 비닐봉투와 박스에 각각 담으면 된다. 양파는 비닐 한 봉지에 5천900원, 감자는 한 박스에 7천900원이다.

양파는 비닐봉지에 최대 13개, 감자의 경우 박스에 최대 18개를 담을 수 있다. 현재 판매 중인 가격에 비해 최대 50% 가량 저렴하다.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양파농가 지원을 위해 100톤 규모의 양파를 추가로 매입해 식재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도 양파 농가 돕기에 팔을 걷어 부쳤다. GS수퍼마켓은 양파 주산지인 경북 예천, 전남 고창 지역의 10개 농가에서 약 300톤의 양파를 평소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농가 손실을 줄인다. 또 오는 25일까지 소비자에게 절반 정도 할인한 가격에 공급한다.

앞서 롯데마트도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300g 이상의 크기가 큰 양파를 1망(폭 20cm, 높이 40cm)에 가능한 만큼 담을 수 있는 '한 망 가득 양파' 행사를 진행했다. 한 망에는 총 4kg 내외 무게의 양파 8~12개가 담겼다.

윤상경 현대백화점 신선식품팀장은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해 시름에 빠진 양파·감자 재배 농가 지원을 위해 소비 촉진 행사를 추가로 열 계획"이라며 "국내산 농·축·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백화점이 앞장서서 다양한 산지 기획전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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