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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51년 지탱의 힘…“고객과의 신뢰 파트너십”


대형 고객사뿐만 아니라 강소고객사·해외거점 고객사까지 관계구축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포스코가 반세기에 걸쳐 고객과 함께 쌓은 금자탑은 오늘도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조선, 자동차, 가전과 같은 대형 고객사뿐만 아니라 잠재력이 우수한 강소고객사, 가공센터 그리고 해외 거점 고객사들과의 신뢰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51년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현대重·동부제철 대형 고객사와 인연

포스코와 현대미포조선이 2017년 합작해서 만든 국내 최초의 친환경 LNG 선박 '그린아이리스'호. [사진=포스코]
포스코와 현대미포조선이 2017년 합작해서 만든 국내 최초의 친환경 LNG 선박 '그린아이리스'호. [사진=포스코]

현대중공업은 조선, 엔진 분야 부동의 세계 1위 조선사다. 1973년 설립된 해부터 오늘까지 포스코에게는 단일 고객사 중 매년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곳이다. 현대중공업이 포스코로부터 구매한 후판이 작년 7월 2천5백만 톤을 돌파하면서 양사의 끈끈한 협력관계가 재조명 받고 있다. 후판 2천5백만 톤은 VLCC(17만 중량톤 급 이상) 기준 약 616척을 제작할 수 있는 양이다.

2017년 건조된 국내 최초의 친환경 LNG 선박 ‘그린아이리스’호는 포스코와 현대미포조선의 합작품으로 유명하다. 5만 톤 급 규모로 건조된 그린아이리스호는 ‘세계최대’ LNG추진 벌크선이자,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고망간강을 ‘세계최초’로 적용한 선박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고망간강은 -196℃의 극저온에서도 견딜 수 있어 LNG 저장과 이송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기존 LNG탱크의 주 소재였던 니켈강, 알루미늄 합금보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포스코는 2000년대 후반부터 10여 년간 연구 끝에 고망간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현대미포조선은 이 기술력을 적극 받아들여 선박에 적용시켰다.

포스코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대형 조선사를 밀착 지원하기 위해 2010년부터 KAM(Key Account Management) 조직을 운영 중이다. KAM 조직은 고객사인 조선사가 위치한 울산 및 거제에 상주하며 영업활동을 펼친다.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소통하며 니즈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창구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텝 플레이트(STEP, Steel Tapered Enhanced Plate)’ 개발 건이다. 현대중공업KAM은 2015년부터 조선사의 원가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용접’ 공수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양사 유관부서와 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스텝 플레이트로, 이는 1개의 판에 2개의 두께를 가진 신개념 후판이다. 스텝 플레이트는 2017년 5개 선급의 인증을 받아 그해 현대삼호중공업 선박 초도 적용에 성공했다.

스텝 플레이트를 사용하면 이 용접 작업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선박 한 척당 약 6천만 원의 원가 절감이 가능해진다. 포스코 현대중공업KAM의 이재헌 리더는 “스텝 플레이트는 이론적으로 매우 훌륭한 제품이지만, 개발·생산·적용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포스코를 믿고 기다려준 현대중공업 덕분에 이 제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현대중공업과의 파트너십에 공을 돌렸다.

포스코와 동부제철은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이어온 특별한 사이다. 두 기업 모두 1960년 대 창업해 대한민국 철강의 명맥을 이어왔다. 동부제철은 국내 최대의 단압밀을 보유 중으로, 냉연과 도금강판 등을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동시에 냉연의 원소재인 열연을 포스코로부터 매년 약 80만 톤 구입해 사용하는 포스코의 대형 고객사 중 하나다.

동부제철과 포스코의 첫 거래는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래 46년째를 맞은 2019년, 양사의 거래량이 3천만 톤을 돌파했다. 포스코로써는 단일 고객사 중 최초로 달성한 숫자다. 3천만 톤의 열연은 길이로 환산할 경우 약 125만km로, 이는 지구를 31바퀴 돌 수 있는 규모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와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기술 교류도 이어왔다. 동부제철과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양사의 조업 현장을 찾아 원가절감과 기술 벤치마킹을 오랜 기간 지속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철강협회 차원에서 이뤄지는 글로벌 통상 규제 대응과 내수 시장의 안정적 육성 정책에 동참하며 강건한 철강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오고 있다.

◇ 가공센터부터 협력기업 이어 해외 거점 고객과 신뢰 파트너십

포스코의 해외 거점 고객사 EEW그룹의 해상풍력타워 하부구조물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해외 거점 고객사 EEW그룹의 해상풍력타워 하부구조물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냉연 가공센터 세운철강은 1978년 창업해 부산, 창원, 출산, 포항 공장에서 연간 12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최신예 설비를 갖추고 있다. 포스코로부터 공급받은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산업군의 철강 원자재에 자체 가공 기술력을 더해 최종 고객사로 판매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자동차, LG 전자 등 70% 이상이 대기업으로, 매출 구조가 매우 탄탄하다.

세운철강에서 가공된 철강 소재가 최종 고객사로 납품되기 때문에, 포스코의 철강 기술력만큼이나 가공센터의 가공 기술력도 중요하다. 2012년 세운철강의 포스코재 누적 구매량이 1천만 톤을 달성했고, 올해 5월에는 1천5백만 톤을 돌파했다. 양사의 기술 시너지와 긴밀한 협업이 이뤄낸 성과다.

지난달 기념행사에 참여한 포스코 정탁 마케팅본부장은 “1987년 이래 40여 년의 기간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유례없는 위기와 고난의 연속이자 도전의 세월이었다”며 “이러한 역경에도 결국 천오백만 톤 누적 거래라는 금자탑을 이룩한 것은 세운철강과 포스코가 신뢰관계로 합심해 극복해온 지난날의 결실”이라고 세운철강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세운철강 신정택 회장은 “세운철강이 이룩한 천오백만 톤 판매 실적은 포스코의 지원과 포스코 제품을 사랑해주신 고객 덕분”이라고 화답하며,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까지처럼 고객의 요구 사항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포스코 가공센터의 역할을 다할 것이며 삼천, 사천만 톤 실적을 꾸준히 달성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석도강판(Tin Plate)을 생산하는 신화실업은 2018년에 전년대비 매출액이 17% 성장해 716억 원을 달성, 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강소기업이다. 석도강판의 원자재인 석도원판(Black Plate)를 일본에서 구입해 사용하다가, 1980년부터 전량을 포스코재로 전환했다. 덕분에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해졌고, 포스코의 석도원판 품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

올해로 양사의 거래가 40년 차를 맞았다. 거래 누계량은 2백만 톤. 강소고객사와의 거래량으로 적지 않은 실적이다. 40년 신뢰가 쌓은 2백만 톤 거래의 의미가 크다.

신종호 신화실업 사장은 “신화실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포스코로부터 석도원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은 덕분이다. 앞으로도 양사가 협력관계를 꾸준히 이어나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해외 거점 고객사들과의 신뢰 파트너십도 돋보인다. 1936년 창업한 EEW그룹은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독일뿐 아니라 한국, 말레이시아 등 5개국에서 9개 글로벌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세계 1위의 해양플랜트 및 풍력구조물 제작사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한다. 포스코와는 2000년 한국 사천공장 설립을 계기로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한 이래 19년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포스코에서는 해양플랜트, 풍력 등 에너지 산업용 후판을 구입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거래량이 백만 톤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포스코는 EEW그룹의 독일, 말레이시아, 한국 법인에 소재를 공급 중이다. 올해에는 EEW그룹의 Horn Sea 2 해상 풍력 프로젝트등 에 포스코의 제품이 적용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작년 10월 직접 독일 에른테부르크에 위치한 EEW그룹 본사를 방문해 거래누계 백만 톤 달성 감사패를 전달하고 상생의 협력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EEW그룹 쇼게 회장은 “독일 본사까지 방문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이 자리를 계기로 양사가 더 높은 성취를 함께 이뤄나가길 기원한다”라고 말했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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