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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부드러운 천연 물맛"…'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 가보니


취수부터 출고까지 철저한 위생 관리…빅데이터 활용해 생산량 조절 눈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제 일상생활 필수품이 된 '생수'는 1990년만 해도 시판금지품이었다. 당시 소비자들은 "집에서 끓여먹으면 되지, 왜 물을 돈주고 사먹냐"고 핀잔할 만큼 생수 제품을 외면했다. 정부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에만 외국선수들을 위해 생수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현재, 생활 습관과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생수의 위상은 달라졌다. 야외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생수를 구매해 먹는 이들이 늘었고, 브랜드별로 물맛을 따지는 소비자들도 생겨났을 정도다.

또 전자상거래 발달로 온라인에서 생수를 구매하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1조3천600억 원으로, 2014년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2023년에는 2조 원을 훌쩍 넘는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삼다수 제품들 [사진=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 제품들 [사진=제주개발공사]

생수 시장 성장세는 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의 역할이 컸다. 이 제품은 1998년 3월 출시된 후 한 달만에 소규모 먹는 샘물업체의 1년 판매량보다 많은 5천 톤이 판매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출시 3개월만에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출시 초기에는 생산물량 전량이 판매되며 품절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삼다수'가 출시와 동시에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물맛'이다. "물이 다 똑같은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미네랄 함량에 따라 물맛과 목넘김은 살짝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제주삼다수'는 지하 420m에서 뽑아올린 천연수로, 비나듐·실리카 등 미네랄 성분들을 함유하고, 경도가 낮아 마실 때 부드럽게 넘어가는 특징이 있다.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삼다수 공장 전경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삼다수 공장 전경

실제로 천연수를 사용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24일 찾은 제주삼다수 공장은 커다란 원수저장 탱크부터 눈에 들어왔다. 총 600톤의 원수를 저장할 수 있는 4개의 원수저장 탱크는 어떠한 이물질도 들어가지 못하도록 밀폐돼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또 취수원에서 끌어올린 물이 '삼다수'로 나오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단 한 곳도 외부와 접촉되는 곳이 없어 신뢰가 갔다.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이 공장은 L1~L4까지 총 4개 라인을 운영하다, '삼다수' 출시 20주년이었던 지난해 다섯번째 생산라인인 L5를 본격 가동하며 생산력을 강화했다. L5는 제주삼다수에서 품질 향상을 위해 야심차게 만든 '스마트팩토리'로, 500ml 페트 제품 전용 생산 라인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날 방문한 공장에서 '제주삼다수'는 예상과 달리 간단한 생산과정을 거쳐 제품화돼 눈길을 끌었다. 생수 제품인 만큼 여러 살균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취수원의 원수가 곧바로 탱크에 저장된 후 여과 및 자외선 살균 과정만 거쳐 용기로 들어갔다. 일부 생수 제품들이 활성탄을 이용한 고도 정수 처리과정을 여러 번 거치는 것과는 달랐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제주지역은 투수성이 좋은 토양을 갖추고 있는 데다, 빗물이 천연 정수기 역할을 하는 화산송이 층을 여러 번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깨끗한 물로 정수 처리된다"며 "수질이 매우 깨끗해 간단한 살균과정만 거친 후 생산되고 있어 자연의 물맛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삼다수' 공장 한 켠에 있는 원수저장탱크.
'제주삼다수' 공장 한 켠에 있는 원수저장탱크.

'제주삼다수' 공장에서는 병과 병뚜껑도 같은 공장 안에서 직접 제조해 인상 깊었다. 대부분 업체들은 포장재기업을 통해 납품을 받아 내용물만 주입하는 형태지만, 이곳은 직접 모든 것을 생산해 관리하는 만큼 더 믿고 마실 수 있을 듯 했다. 또 제품수 주입 후에는 제조일자 날인과 라벨을 부착하고 한 번 더 이물질 검사를 진행해 제품 안전성에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이곳은 스마트팩토리인 만큼 생산 전 공정에서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무인 운반 장치를 이용한 부자재 이송 시스템을 비롯해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LDS) 등이 갖춰져 있었고, 기계를 관리하는 인력 몇 명만 공장 내 다른 사무실에 있었다.

공장 곳곳에는 세계 최고 설비가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에비앙, 피지워터 등 글로벌 생수업체에 보틀링(Bottling, 물을 병에 담는 과정) 설비를 공급한 독일의 크로네스(Krones)사를 비롯해 세계 유수 기업의 설비로 '제주삼다수' 전 과정이 구축돼 있었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판매량, 기온, 주문량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곳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 속도인 분당 최대 1천270병이 생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삼다수 원수 정수처리 과정 [사진=제주개발공사]
제주삼다수 원수 정수처리 과정 [사진=제주개발공사]

업계 1위인 '제주삼다수'는 국내 시장 점유율 40.2%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위해 무분별하게 취수하지 않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제주 지하수 함량은 연간 16억400만 톤으로, 제주삼다수는 지하수 보호를 위해 연간 166만 톤, 1일 4천600톤만 제품에 사용할 수 있었다. 이는 제주 지하수 함량의 0.1%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제주삼다수의 연간 생산량은 84만 톤으로, 500ml 제품으로 단순 환산할 경우 9천125억 개"라며 "제주 지역 외에서는 일정량을 넘어서면 맛볼 수 없는 차별화된 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취수원 주변에 대한 실시간 감시 체계를 운영하며 매 1시간 주기로 수위와 수질 데이터를 관측·수집하고, 지속 모니터링하며 품질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생수는 기호식품이 아닌 생활필수품으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더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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