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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 "함께 가는 신뢰가 사업의 원천"


성공에 대한 욕심보다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소녀방앗간의 본질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저는 소녀방앗간 프랜차이즈가 공무원형 사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한 탕' 하는 것보다 소속돼 있는 생산자·유통업자·사업자 모두 오랫동안 함께 벌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들의 집합소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는 소녀방앗간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생생농업유통은 경상북도 청송의 신선한 농산물로 마련한 소박하고 담백한 식단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소녀방앗간을 지원하고 있는 회사로, 소녀방앗간 공동 창업자였던 김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소녀방앗간 성수역시작점 내부 전경 [사진=소녀방앗간]
소녀방앗간 성수역시작점 내부 전경 [사진=소녀방앗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공유하는 게 신뢰의 원천"

소녀방앗간은 청송군 등 협력 지역의 재생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에 지역 농산물을 구매해, 적당한 수준의 마진만을 남기고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창출한 이윤도 생산자와 공급자가 거의 동일한 비율로 나눠 가져가 이윤 배분 과정에서의 마찰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신뢰'가 세워져 있기 때문에 소녀방앗간을 이런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힘 주어 말했다. 김 대표는 "메뉴 선정에서 공급가격 결정까지 사업 과정 대부분을 지역 시니어클럽과의 의논을 통해 결정한다"며 "모든 것을 서로 오픈하고 대화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과정에 대한 이해가 결과물 배분까지 이어져 마찰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힘 모아 신뢰를 만들었다면, 지켜나가는 것도 모두의 몫"

소녀방앗간이 5년 만에 6호점까지 확장되는 등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자 생산자·유통업자·사업자를 아우르는 많은 사람들이 김 대표의 손을 잡기 위해 찾아왔지만 김 대표는 자신이 직접 방문한 지역에서, 시니어 클럽과의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누구와도 동업하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섣불리 다른 동업자를 사업에 끌어들이면 기존의 신뢰관계가 망가지고, 이것이 곧 소녀방앗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역 중심의 운영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많은 사업자들은 자신들이 트렌드를 제시하고, 아랫사람들은 그 트렌드를 따라가도록 '리드'하는 것을 선호하기 마련"이라며 "이런 경향이 심해지면 오랜 기간 일하며 자신만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지역과 마찰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신뢰 관계가 형성되기 전 섣불리 함께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산나물밥'을 비롯한 소녀방앗간의 인기 메뉴들은 소녀방앗간 본사측에서 기획한 메뉴가 아닌, 그 지역의 특산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고민하다 탄생한 메뉴들이다. 본사의 기획 메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오늘날 타 프랜차이즈 업체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김 대표는 '공무원형 사업가' 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사진=이현석기자]
김 대표는 '공무원형 사업가' 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사진=이현석기자]

◆"최종 목표는 '공무원형 사업가'가 되는 것"

조심스레 물어본 사업 수익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같은 비율로 나누기 때문에 큰 돈을 벌지는 못하고 있다고 답하며 웃었다.

김 대표는 "소녀방앗간을 크게 확장하고픈 생각도 한 때 있었지만, 그보다는 청송군을 비롯한 협력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서로가 이윤을 공유하는 지금의 프로세스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공무원형 사업가'를 자신의 목표로 꼽았다.

이어 소녀방앗간이 현재 나름의 확장을 이룬 것도 판매량을 '키우려는' 것이 아닌 '한 개 매장에서 감당할 수가 없어서' 였다며, 욕심 부리지 않고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함께할 수 있는 이윤 창출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수익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많이 번다고 해서 내 인생이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박'을 꿈꾸며 급하게 달리기보다 꾸준히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소녀방앗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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