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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42년만에 개방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공장 가보니


스마트팩토리 기술과 직원의 애국심으로 무장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지난 16일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창립 42년 만에 처음으로 민간에 공개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한민국의 항공과 방위사업에 사용되는 엔진, 로봇, 보안시스템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이 때문인지 이곳에 들어선 순간부터 취재진은 각종 보안서류를 작성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웠다.

공장은 그야말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 기술의 향연장이었다. 엔진부품 신공장에 들어서자, 무인운반로봇(AGV)이 미리 입력된 생산계획에 따라 자재창고에서 자동으로 꺼내어진 제품들을 분주히 옮기고 있었다.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진부품신공장에서 무인운반로봇이 제품을 자동으로 적재하고 운반하고 있다 [사진=한화]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진부품신공장에서 무인운반로봇이 제품을 자동으로 적재하고 운반하고 있다 [사진=한화]

다른 한편에서는 날렵한 '로봇팔'이 프로그램된 작업지시에 따라 절삭공정이 끝난 엔진 부품의 표면을 정밀 가공하고 있다. 잠시 후 각 공정 작업이 완료되자 다시 무인운반로봇이 밀링 용접 세정 등 다음 공정이 준비된 작업장으로 자동으로 제품을 이동시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엔진 제조사들의 최첨단 엔진에 들어갈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목표로 약 3천310평 규모에 약 1천억원을 투자해 이곳 창원사업장을 설립했다. 이곳 엔진부품 신공장은 흡사 로봇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감상균 사업장장은 "항공기 엔진 부품 특성상 1천4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뎌야 하는 니켈·티타늄과 같은 난삭 소재를 정밀 가공해야 하고 제품에 따라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인 미크론(1천분의 1mm) 단위 오차까지 관리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곳에 2016년 자동화 라인을 신축하고 美 GE사의 차세대 엔진인 리프(LEAP) 엔진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美 P&W(Pratt & Whitney)사의 GTF(Geared Turbo Fan) 엔진에 장착되는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 (IBR) 3종 등 고부가 핵심부품을 담당하고 있다.

3차원검사기를 통해 정밀치수를 측정하고있다. [사진=한화]
3차원검사기를 통해 정밀치수를 측정하고있다. [사진=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마트팩토리 운영 경험을 통해 확보된 제조경쟁력을 기반으로 지난 2015년부터 미 P&W사의 차세대 엔진인 GTF엔진 국제공동개발(RSP)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항공엔진 제작사의 핵심 파트너로 인정받아 최근 연이은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 1월 미 P&W 사로부터 약 40년에 걸쳐 약 17억 달러(약 1조9천억원 상당) 규모의 최첨단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권을 획득하는 등 최근 5년간 GE, P&W, 롤스로이스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조사에게서 받은 수주 금액만 21조원이 넘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사장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진입장벽이 높은 항공기 엔진 제조시장에서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며 "RSP 사업 파트너라는 지위와 제조경쟁력을 기반으로 GE, P&W, 롤스로이스 등 3대 엔진 메이커들과 파트너쉽을 강화해 엔진부품 사업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곳곳에 걸린 대형 태극기…"국민 혈세로 성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는 취재진 눈에 띄는 또 다른 특별한 점이 있었다. 바로 태극기였다. 사업장 곳곳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로고와 대형 태극기가 함께 걸려있었다. 자사의 로고만을 걸어놓는 일반 기업과는 사뭇 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민간 기업이지만, 방위산업 특성상 매출 상당수가 정부의 발주로부터 비롯된다. F-15K, T-50 등 대한민국 공군 주력 항공기 엔진뿐만 아니라 한국형 헬리콥터 개발사업 KHP(Korean Helicopter Program)사업에도 참여해 한국형 헬기 '수리온'의 국산화 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모습 [사진=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모습 [사진=한화]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4년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에 이어 2021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위성발사체 누리호(KSLV-Ⅱ)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직원 대다수가 국가를 위해 근무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상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용생산팀장은 "우리는 국가 안보와 관련한 부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니 애국심 없이 일할 수 없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공장이 운영되는 만큼 국가와 국민에 보국한다는 의미를 지니고자 태극기가 곳곳에 배치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977년 삼성정밀공업으로 창립돼 1987년 삼성항공산업, 2000년 삼성테크윈으로 변경됐다. 이후 한화는 2014년 삼성테크윈 주식 50%를 인수하면서 2015년 한화테크윈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지난해 4월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최종 변경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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