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 삶·예술 입체적 조망 대규모 회고전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18일부터 ‘박서보-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전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박서보의 삶과 작품세계를 한 자리에 조망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박서보-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전을 오는 18일부터 9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박서보-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전 포스터(왼쪽)와 박서보 화백.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는 박서보의 1950년대 초기 작품부터 2019년 신작까지 작품 및 아카이브 160여 점을 다섯 시기로 구분해 선보인다.

첫 번째 ‘원형질’ 시기는 상흔으로 인한 불안과 고독, 부정적인 정서를 표출한 ‘회화 No.1’(1957)부터 1961년 파리 체류 이후 발표한 한국 앵포르멜 회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원형질’ 연작을 소개한다.

두 번째 ‘유전질’에서는 1960년대 후반 옵아트와 팝아트를 수용하며 기하학적 추상과 한국 전통 색감을 사용한 ‘유전질’ 연작과 1969년 달 착륙과 무중력 상태에 영감을 받은 ‘허상’ 연작을 감상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초기 묘법’ 시기로 어린 아들의 서툰 글쓰기에서 착안해 캔버스에 유백색 물감을 칠하고 연필로 수없이 선긋기를 반복한 1970년대 ‘연필 묘법’을 소개한다.

네 번째는 ‘중기 묘법’시기다. 1982년 닥종이를 재료로 사용하면서 한지의 물성을 극대화해 한지를 발라 마르기 전에 문지르거나 긁고 밀어 붙이는 등 행위를 반복해 ‘지그재그 묘법’이라고도 불린다. 무채색의 연필묘법에서 쑥과 담배 등을 우려낸 색을 활용하여 색을 회복한 시기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는 ‘색채 묘법’이라고도 불리는 ‘후기 묘법’ 시기다. 1990년대 중반 손의 흔적을 없애고 막대기나 자와 같은 도구로 일정한 간격으로 고랑처럼 파인 면들을 만들어 깊고 풍성한 색감이 강조된 대표작을 볼 수 있다.

‘박서보-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전 전경. [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전시에서는 미공개 작품 일부를 비롯해 2019년 신작 2점이 최초 공개되며 1970년 전시 이후 선보인 적 없는 설치 작품 ‘허상’도 볼 수 있다. 또 지난 70년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 세계 무대에 한국 작가 전시를 조력한 예술행정가이자 교육자로서의 면모도 소개한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박서보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국제학술행사’(5월 31일)와 ‘작가와의 대화’(7월 5일 예정), ‘큐레이터 토크’(7월 19일) 등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아울러 ‘묘법 NO. 43-78-79-81’(1981)을 따라 관객이 직접 묘법을 표현해보는 ‘마음쓰기’와 자신만의 공기색을 찾아서 그려보는 ‘마음색·공기색’ 등 관객 참여 워크숍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박서보는 1956년 ‘반국전 선언’을 발표하며 기성 화단에 도전했고 1957년에 발표한 ‘회화 No.1’으로 국내 최초 앵포르멜 작가로 평가받았다. 이후 물질과 추상의 관계와 의미를 고찰하며 이른바 ‘원형질’ ‘유전질’ 시기를 거쳐 1970년대부터 ‘묘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 한국 추상미술의 발전을 주도했으며 현재까지 그 중심에서 역할하고 있다.

윤범모 관장은 “박서보 삶과 예술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적 추상을 발전시키며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에 큰 족적을 남긴 박서보의 미술사적 의의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희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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