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운산업 재건 시급하다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오는 8일 7개 부처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교체 대상 중에는 해양수산부 장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후임 해수부장관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해양수산부는 김영삼 대통령시절 해운항만청과 수산청의 기능을 합쳐진 게 모태다. 해운을 비롯해 항만·수산, 그리고 해양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해양수산분야는 독도, 남극기지 등 산적한 일이 많다. 그러나,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2016년 한진해운사태 이후에 무너진 한국해운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국내 1위 국적선사이자 세계 7대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지난 2017년 2월 17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법원의 결정 이후 정기선해운은 풍전등화와 같다.

정기선해운은 우리나라 수출입물동량의 95% 수송을 담당하는 분야이다. 미주항로에서 우리 수출입화물의 20%만 우리 정기선사인 현대상선과 SM라인이 실어 나른다. 대부분을 외국정기선사가 실어 나르기 때문에 현대상선마저 없어진다면 우리 수출입화물의 모두를 외국선사에게 맡기는 셈이다.

이 경우 운송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수출입화물의 운송비가 올라 우리 상품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외국정기선사가 우리나라 부산항을 건너뛰어 바로 상해로 가게 되면 피더선으로 부산항까지 화물을 가져와야 할 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상선은 비싼 값으로 빌린 선박 때문에 여전히 큰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김영춘 장관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설립한 기관이 해운진흥공사(해진공)이다. 선사지원을 통한 세계 5대 해운강국 설립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지난해 출범했다.

해운진흥공사는 현대상선 등 선사에 대한 신조선 지원, 컨테이너 박스 처리, 스크러버설치 비용지원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해운계는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대 장관으로서 이 정권 5년동안 실시해야할 내용을 이렇게 야심차게 만들고 시작을 한 것이다. 다음 장관은 김 장관이 마련한 계획을 지속적으로 흔들림없이 실행할 사람이 필요하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은 ▲첫째, 경쟁력있는 선박확충 ▲둘째, 안정적 화물확보 ▲셋째, 선사의 경영안정으로 요약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한진해운사태 이후 해운산업 매출액 29조원을 2022년 51조원으로, 컨테이너 원양 선복량도 46만 TEU에서 113만 TEU로 만드는 것이 5개년 계획의 목표이다. 이러한 계획의 온전한 실행이 쉬운 것 만은 아니다.

경쟁력있는 선박확충을 위해서는 선박금융업계, 조선업계와의 공조체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선업과 해운업은 기본적으로 반대방향이다. 조선업이 활황이면 선박건조량이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면 운송되어야 할 화물보다 운송할 선박이 더 많으므로 운임은 떨어지고 선박의 가격도 떨어져서 해운불황이 오게 된다. 새로운 장관은 이렇게 서로 충돌되는 해운계와 조선업계의 이해관계를 잘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정적 화물확보는 화주들을 설득해 우리 정기선사에 화물을 싣도록 마음을 얻어야하는 문제이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문제이다. 이 또한 신임장관이 대형화주들을 설득해 우리 정기선사에 더 많은 화물을 싣도록 설득하고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할 처지에 있다.

선사의 안정 경영 또한 쉽지 않은 문제이다. 외국의 정기선사들은 덩치를 키우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양에서는 SM라인이 현대상선과 경쟁하고 있어 운임을 내리는 부작용을 낳고있어서 양 회사의 통합이나 공동운항이 시급하다. 인트라 아시아 항로에서는 12개 선사가 난립하고 있어서 이 또한 몇 개의 그룹으로의 통합작업이 필요하다. KSP 등 작업이 진행중이지만 진행이 더디다. 특히 인트라 선사들은 토종선사들로서 통합시 오랜 가업을 잃어버리는 아픔이 있다. 이 모든 일들이 1~2년 안에 마무리되지 않으면 한국정기선 해운은 외국 대형선사들의 공세에 무너지게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신임장관의 임기 중 이런 일들이 처리되어야 우리 해운이 살아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신임장관은 무엇보다 업계로부터 신뢰를 얻고 존경받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현 상황의 타개를 위해서는 선주들은 단기적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신임장관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미래세대를 위해 지금의 양보는 장래 큰 이득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들을 설득해야한다. 신임장관이 누구보다도 해운업계를 잘 알고 사심없이 우리 해운발전을 위해 봉사해온 사람이라면 선주들도 그의 리더쉽을 따라 대의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기꺼이 희생할 것이다.

지금까지 해수부가 설립된 이후 20명의 장관이 배출됐다. 10명은 정치인 장관이었다. 8명은 관료출신이었다. 2명은 연구기관출신이었다. 해운수산 업계나 관련 학계의 최고전문가가 장관이 된 적이 없다. 이번에는 해운수산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해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열정과 철학이 있는 전문가가 해양수산부를 이끌고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김 장관이 세운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차질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업무상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 취임 후 업무파악에 몇 개월을 소비하는 일은 없어야한다. 해운조선분야는 치열한 국제경쟁하에 있고 우리는 이미 외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있기 때문이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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