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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태원 회장의 파격이 반가운 이유


혁신 핵심요소 창의성 발현 위해 조직문화 변화 필요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재계가 기해년(己亥年) 새해의 핵심 키워드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완벽히 변해야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환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절실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실제 대한민국에서의 기업환경은 날로 열악해지고 있다.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있는 데 반해, 생존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 기업 전반의 처지다.

그렇지만 기업이 변화와 혁신을 외쳐 온 것은 새로운 광경이 아니다. 연초만 되면 으레 바뀌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어떤 변화와 혁신이 이뤄졌는지 의문을 품게 되는 것이 어느새 예삿일이 돼버렸다.

지난해 화두로 떠올랐던 '4차 산업혁명'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기업들은 앞 다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경영전략을 세우겠다고 나섰지만, 사실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몰이해가 만들어낸 결과다.

새 패러다임에서는 혁신이 요구된다. 혁신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는 것이 새 패러다임에서 생존하는 방법이다. 혁신은 창의에서 출발한다. 창의는 조직 문화와 직결된다. 결국 조직 문화는 혁신, 더 나아가 새 패러다임에서의 생존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셈이다.

TV에 나오는 한 사무가구 업체의 CF가 눈에 띤다. 한 기업 회장이 회의실 중간에 앉아 직원들을 훈계하는 모습과 많은 직원들이 열린 공간에서 일하는 모습이 대비돼 나온다. 그러면서 '창의성을 말하는 회사가 있고, 공간으로 보여주는 회사가 있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이 깔린다.

이 CF는 창의성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을 발현하도록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과연 대한민국 기업들은 어떤 모습으로 창의성을 꾀하고 있을까.

대한민국 기업들은 혁신해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전히 상명하복을 전제로 한 탑다운(하향식) 방식의 경영이 주류를 이루며 창의성의 길을 막아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학창시절 듣기 싫었던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 방식의 신년사를 과감히 생략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대신 각사 CEO 및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 들으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또 최근 구성원들과의 만남시간인 행복토크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강조하기 보다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등 그간 재계에서 보기 드문 방식의 소통을 전개하기도 했다.

다시 강조하지만 기업 혁신의 첫 발은 조직문화의 변화다. 올초부터 보여준 최태원 회장의 행보가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다.

한상연 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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